"지하 1000m 실험실서 우주 비밀 밝힌다"...강원도 정선 '예미랩' 준공

강원도 정선에 세계 6위 규모 고심도 지하실험시설 구축
IBS 지하실험연구단, 암흑물질·중성미자 연구 등 수행

강원도 정선군 예미산 지하 1000m에 위치한 세계 6위급 고심도 지하실험시설 ‘예미랩’에서 우주의 비밀이 밝혀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이하 ‘IBS’)은 5일 강원도 정선군 예미랩 지상연구실에서 예미랩 준공식을 개최, 2023년부터 ‘암흑물질’과 ‘중성미자’ 연구 등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암흑물질은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물질로, 우주에너지의 약 26%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추정된다. 또 중성미자는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입자다.

2023년부터 중성미자 미방출 이중베타붕괴(AMoRE-II) 연구와 암흑물질탐색(COSINE-200) 연구 등 우주의 근원을 탐구하는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예미랩은 2020년 8월 지하터널 공사를 완공했고, 올해 9월 차세대 대용량 검출기 인프라 구축 공사와 지상연구실 리모델링을 완료했다.

그동안 IBS 지하실험 연구단은 강원도 양양군에 있는 지하 700m 아래 300㎡ 규모 양양실험실에서 실험을 해왔으나, 연구시설의 깊이와 크기 모두 한계에 다다랐다.

하지만 3000㎡ 면적의 세계 6위급(면적 기준) 지하실험시설인 예미랩이 완공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암흑물질 탐색과 중성미자 연구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암흑물질의 존재와 중성미자의 특징을 밝히는 연구는 세계 물리학계에서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꼽고 있다.

암흑물질과 중성미자가 내는 신호는 포착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배경잡음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연구 환경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세계적 연구그룹들은 경쟁적으로 지하 깊은 곳에 연구시설을 구축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준공한 예미랩은 1000m 지하에 실험시설이 있다.

IBS 지하실험 연구단은 예미랩 완공을 계기로 2023년부터 양양실험실의 실험장비를 이전해 중성미자 미방출 이중베타붕괴(AMoRE-II) 연구와 암흑물질탐색(COSINE-200)을 연구한다.

AMoRE-II 실험은 몰리브덴을 이용해 중성미자 물리적 특성을 규명하는 연구로, 양양에서 수행된 AMoRE-1 실험에 이어 예미랩에서는 몰리브덴 결정 크기를 기존 6kg에서 200kg까지 키워 진행한다.

COSINE-200은 우주의 26%를 차지하지만 현재까지 관측된 적 없는 암흑물질을 탐색하는 연구로, 지구로 날아온 암흑물질과 COSINE 검출기 내 결정의 충돌 과정에서 암흑물질의 흔적을 탐색한다.

한편 IBS 지하실험 연구단은 암흑물질의 유력한 후보로 알려진 윔프(WIMP, Weakly Interacting Massive Particle) 입자에 대한 연구 성과를 2018년 네이처(Nature)지에 게재해 세계 물리학계 주목을 받았다.

IBS 지하실험 연구단은 다른 기관과 예미랩을 공동 활용할 계획이다. 기상청은 국가 지진 관측망 구축과 지진관측장비 성능검증을 위한 실험실을 조성 중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심부 암반의 거동연구, 지하공간의 특성 평가와 모니터링, 안정성 연구 등을 위해 예미랩을 활용하고 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 경북대학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과도 공동 활용을 추진 중이다.

지하실험 연구단은 국내 연구기관뿐만 아니라 미국 중성미자 연구그룹(IsoDAR) 등 해외 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준공식 행사에 참석한 오태석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축사에서 “앞으로도 우리나라 기초과학 역량을 높이기 위해 거대 연구시설에 대한 투자 지원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며 “세계 6번째 규모의 지하실험 연구시설인 예미랩에서 국내·외 연구자들이 공동연구를 수행하며 더욱 세계적인 연구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도영 IBS 원장은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예미랩을 잘 구축해 기쁜 마음이며, 예미랩의 공동 활용을 활성화해 다양한 국가 과학기술 분야의 성과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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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 조양덕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