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의 새 원내대표로 심재철 의원이 선출된 후 국회에 협력과 대치의 양 기류가 복잡하게 혼재하는 형국이다.
자유한국당의 새원내대표에 5선의 심재철 의원이 선출됐다. 심 의원은 1차 투표에서 전체 106표 가운데 38표를 얻어 1위를 했고, 과반 득표가 없어 실시한 결선 투표에서도 가장 많은 52표를 얻었다. 원내대표 파트너인 정책위의장은 3선의 김재원 의원이 맡게 됐다.
심 의원과 김재원 의원이 새로운 사령탑을 맡게 된 후 심 원내대표는 첫 행보로 12시에 문희상 국회의장의 주재로 마련한 3단 원내대표 회동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문희상 의원과 3당 원내대표들은 정기국회 종료를 하루 앞두고, 내년도 예산안과 비쟁점 법안 처리를 최우선으로 내세운 합의안을 마련다.
심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기로 결정했고, 동시에 여당이 정기국회 때 반드시 상정하겠다던 패스트트랙 법안도 상정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다소 협력의 기류가 형성됐다.
그러나 상황은 4시간 만에 다시 뒤집혔다. 원내대표 회동 후 협력의 숨통이 살아나는가 싶던 국회는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필리버스터 철회가 실익이 없다는 반대 의견이 거세게 거론되면서 다시 충돌의 상황으로 뒤집혔다.
한국당 새 원내지도부는 결국 '필리버스터 철회 보류'를 다시 발표하고 예산안이 합의되는 걸 봐서 최종 결정을 하기로 했다.
이에 발끈한 민주당은 4+1 협의체의 자체 예산 수정안을 표결로 강행 처리하겠다며 압박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합의가 안 되면, 우리는 내일 오후 2시에 우리가 준비한 수정안을 가지고 예산 처리 과정으로 들어간다" 며 기존에 강경 입장을 고수하는 발표를 잊지 않았다.
본회의 시간까지 예산안 합의가 미뤄지고 한국당이 끝내 필리버스터를 철회하지 않으면 민주당에 남은 선택지는 결국 야 4당과 만든 기존 예산안을 밀어붙이느냐 하는 것이다. 이 경우 기존 방침대로라면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 가능성도 다시 살아나면서 이에 강력 반발할 한국당과의 충돌로 국회 상황은 말 그대로 '시계 제로'의 상태에 돌입하게 된다.
한국당의 새 원내 지도부가 구성된 후에도 여야의 대치가 풀릴 기미가 없어 향후 정국은 더욱 가중된 안개 속으로 치닫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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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백승원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