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강경 대립 속에서 진통 끝에 내년 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총 512조에 달하는 수퍼예산이다.
10일 정부의 2020년도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512조3000억으로 확정됐다. 당초 정부가 제시한 원안보다 1조2천75억이 삭감된 금액이다.
정부 원안에서 9조1천억원이 감액되는 대신, 협의체 합의에서 발생한 예산이 7조9천억원 증액된 결과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이 참여한 이른바 '4+1' 협의체에서 합의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 수정안은 본회의 표결에서 재석 162인 가운데 찬성이 156, 반대가 3, 기권 3이었다.
4+1 협의체의 최종 예산안을 보면 정부안 대비 보건·복지·고용분야는 181조6천억에서 180조5천억원으로, 산업·중소·에너지분야에선 23조9천억원이 23조7천억원으로, 공공질서·안전분야는 20조9천억원에서 20조8천억원으로, 외교·통일은 5조5천억원에서 5조5천억원으로, 그리고 일반·지방행정분야는 80조5천억원에서 79조원으로 각각 5개 분야가 감액됐다.
반면 유치원·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 단가 인상을 위한 유아교육비 보육료 지원 예산이 증액됐고, 쌀 변동직불제 등 7개 직불제를 공익기능증진 직불제로 통합 개편하기 위한 농업·농촌기능증진직접지불기금 등 신설 예산 등이 증액됐다.
또 농어업재해재보험기금 재보험금 예산과 농산물가격안정기금 자조금 지원예산, 채소가격안정 지원예산도 늘렸다.
경제 활력 조기 회복 뒷받침을 위해 균형발전 프로젝트 조기추진과 안성~구리 고속도로 확충 등 국가 간선망 구축 예산을 정부안 대비 증액했고, 함양~울산 고속도로 건설 포항~영덕 고속도로 건설, 광주 ~강진 고속도로 건설,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건설, 호남고속철도건설(광주~목포), 이천~문경 철도건설, 도담~영천 복선전철 예산도 늘렸다.
'민식이법' 통과에 따른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안전시설 설치를 위한 예산도 새롭게 반영된 사안이다.
정부는 국회 심의과정에서 농어업 경쟁력 제고와 지원 강화, 경제활력 조기 회복, 민생개선 및 국민 삶의 질 제고 등을 위한 사업 위주로 재정지출을 늘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당과의 합의 도출은 끝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배제된 자유한국당은 강하게 반발하며 항의를 이어 갔다.
한국당은 본회의 속개 직전 정부 예산안에서 약 14조 원을 순삭감한 499조 2천539억 원 규모의 예산안 수정안을 제출했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부동의를 선언하면서 표결에 부쳐지지 못했다.
이날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정부는 오는 13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2020년 예산 공고안 및 배정계획'을 의결할 계획이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이 비록 법정시한인 12월 2일을 8일 가량 지나 통과됐지만 새 회계연도 개시 후 차질 없이 예산이 집행될 수 있도록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나가기로 했다.
정부는 내년에 전체 예산의 70% 이상을 상반기에 배정해 경제활력의 조기 회복을 위해 최대한 뒷받침할 계획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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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백승원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