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침묵 - 박진호

바다를 지켜내는 여러분께 고함

바다는 바다의 양심을 침묵한다.


온갖 쓰레기들이 양심을 더렵혀도 심지어는 극악스러운 염산덩어리들이 밤사이 모올래 보드라운 은물결 살결에 뿌려져도 바다는 쓰라린 화상을 입고서도 아무런 항변을 하지 않는다.


우리들의 아름다운 푸른 빛 고요는 어디쯤에서 망가지고 있는 것일까?
우리들의 정갈하고 어여쁜 바다의 순수는 어찌하여 썩어문드러져야 하는 것일까?


날이 갈수록 우리들의 밥상은 초라하다.
맛깔스러운 메생이, 낙지, 조개, 꼬막 온갖 어족자원들은 점차 어디메로 사려져간다 멸종해간다.


바다는 죽어가고 있다.
죽어가는 바다 앞에서 사람들은 스스로의 양심을 침묵한다.
숨막히는 바다.


바다는 바다의 양심을 믿는 자들에게 귀띔을 하여도 염산 덩어리는 동, 서, 남, 북 구분없이-여전히 해맑은 순수의 바닷물에 투하되고 있다.


원자폭탄이 투화된 히로시마, 원자로 폭발사고가 보여준 체르노빌, 재앙을 불러일으키는 죽음의 작용을 바다의 양심들은 기억하고 있을 게다.


순간순간마다 바다의 생존이 전멸해가는 위기의 절망을 아는 것일까?


순수의 바다에 원폭처럼 투하되는 염산덩어리가 어족의 생존을 멸하고 있어도 바다의 절망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자가당착에 빠져버린 이기심 때문에 구원의 날은 멀다.


침묵하는 바다의 양심이 되살아났으면 좋으련만 꼬막, 조개, 굴, 메생이, 낙지 등의 어족들이 옛날처럼 풍성했으면 좋으련만 희망에 찬 금빛 물결의 아침 바다는 정녕 다시 열려 올 수 있을까?


정제되지 않은 폐염산이 바다에서 살생을 멈추지 않으면 바다의 내일은 없다.


바다를 잃으면 인간의 목숨도 잃는다.


상처받은 아픔일수록 슬픔은 침묵 하는 것, 바다의 침묵이 곧 종말을 고하는 꾸짖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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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백승원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