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1일 청와대 앞 광장에서 연 2틀째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지난 20일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포기, 선거법 철회 등을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며, “지소미아 파기, 공수처법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의 패스트트랙 처리는 대한민국의 존립이 달린 일”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단식으로 촉구한다"고 결의를 밝혔다. 이어 그는 “죽기를 각오하겠다”며 3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황 대표의 단식투쟁은 연일 악재로 작용한 당 내 분위기를 재정립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세연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 지도부의 '용퇴'를 주문하고, 청년들과의 대화에서도 강한 반발고 비난만 받고 왔다는 비판에 처하자 새로운 정국으로 위기를 환기하기 위한 방책이라는 지적이다.
나경원 대표에 대한 검찰수사와 자녀들에 대한 시민단체 등의 부정특혜 의혹 제기도 한 몫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나경원 대표는 패스트트랙 관련 검찰조사를 받는 동시에 아들의 미국 대학 입시 특혜와 딸의 성신여대 입학 부정까지 시민단체와 일부 여당 정치인들로부터 검찰수사 요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혼란이 거듭되자 지난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당시 제1야당 대표 최초로 삭발 카드를 꺼내들며 한 차례 지지층을 결집시켰던 바 있던 황 대표가 이번엔 단식으로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는 게 중론다.
한때 영하 2도로 기온이 떨어진 오후 6시경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단식 현장을 찾아 황 대표를 만나 만류하기도 했다.
강 수석은 기자들 앞에서 “지소미아는 북핵과 관련된 문제라 여야가 힘을 모아야 하지 단식을 하는 건 참 옳은 방향이 아닌 것 같다”며 “패스트트랙 법안도 청와대가 중지시킬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번 황대표의 갑작스러운 단식에 여권은 물론이고 당 내부에서도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문 대통령이 황 대표의 단식을 보고 코웃음 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황 대표의 단식은 정치 초보의 조바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명분이 없음을 넘어 민폐”라고 했다.
한국당 내 측근들 중에도 시기적으로 좋지 않다며 만류하기도 한 것을 황 대표가 강행했다는 전언이다.
오늘로 단식 2일째인 황 대표는 장소가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이어서 경호상의 이유 등으로 천막설치가 불허되는 바람에 전날 밤 9경엔 국회 본청 계단 앞에 천막을 치고 단식을 이어가다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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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백승원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