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예고대로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를 실시했다.
오후 8시부터 진행된 대통령과 국민의 만남은 정해진 시나리오 없이 질문을 받는 타운홀 방식으로 시행됐다. 총 300명의 패널들은 저마다의 사연과 비판 그리고 주장을 위해 여기저기서 손을 들며 경쟁적인 외침도 보였다.
19일 오후 8시부터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국민패널' 300명을 선정하여 실시된 문재인대통령과 '국민과의 대화'는 117분간 각종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생각을 풀어놓는 자리였다.
총 1만6천여명 중 53대1의 경쟁률을 뚫고 뽑힌 패널들은 '조국사태', 한반도 평화, 소상공인문제, 안전과 교육, 부동산 문제 등 다양한 주제로 대통령에게 질문과 요청과 당부를 함께 건넸다.
첫 질문자는 문 대통령이 직접 선정한 국민 패널로, 얼마 전 충남 아산의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교통사고로 숨진 김민식군의 엄마였다. 김군의 엄마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어린이가 안전한 나라를 이뤄주길 대통령께 부탁드린다" 당부를 잊지 않았고, 이에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문 대통령은 "아이들의 생명 안전을 위한 여러 가지 법안이 아직 국회에서 계류 중으로 통과되지 못해서 안타까우실 것 같다"고 답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언급할 땐 문 대통령은 난감한 표정으로 "어…"하며 잠시 주춤하는 모습과 함께
한숨을 쉬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분을 장관으로 지명한 취지와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에게 갈등을 주고 분열하게 만든 점에 대해 정말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다시 한번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은 필요하다"고 못밖으면서, "이번 기회에 검찰개혁의 중요성과 절실함 같은 게 다시 한번 부각된 것은 한편으론 좀 다행스럽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검찰개혁은 쉽게 오지 않는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며 특히 "검찰 내부 개혁에 대해서는 윤석열 총장을 신뢰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해선 양팔을 벌리고 설명을 이어가면서, "공수처는 일각에서 '야당을 탄압하려는 거 아니냐'고 말하는데 고위공직자 대부분은 다 정부·여당이지 않나. 사리에 맞지 않는 말"이라고 지적하면서 공수처 설치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시한과 관련, "마지막 순간까지 종료 사태를 피할 수 있는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지소미아가 종료되더라도 일본과의 안보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권 문제에 대해 질문하는 일용직 노동자의 질문을 받고, "좋은 일자리를 늘리고 고용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제가 취임할 때 가장 중요하게 내세운 약속 가운데 하나인데, 그 문제가 아직 속시원하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어 여러모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결국 좋은 일자리가 아직 부족하다는 말씀일 테고, 한편으로 일용직 노동자의 경우 고용
불안이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모병제 전환 논의와 관련해 "아직은 현실적으로 모병제 실시를 할 만한 형편이 되지 않는다"며 "중장기적으로 설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와 관련, 더욱 강력한 대책을 통해 치솟는 집값을 잡겠다며 부동산 시장 안정에 대한 자신감도 피력했다. 이어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 정부에서는 자신 있다고 장담하고 싶다"며 "현재 방법으로 부동산 가격을 잡지 못하면 보다 강력한 여러 방안을 계속 강구해서라도 반드시 잡겠다"고 말했다.
이번 '국민과의 대화'에 진솔한 국민과의 대화였다는 평과 함께 비판과 질책의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유튜브 실시간 댓글에서는, 그 어떤 대책도 없고 자화자찬만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팬미팅형 질문이 많았다는 지적부터, "대통령과 지지자들끼리 북 치고 장구 치고 끝났다", "국민과의 대화가 아니라 '문팬(문 대통령 지지자)'과의 대화였다", "너무 혼란스러운 분위기였다"는 비판도 다수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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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백승원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