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동해 NLL 부근에서 군 당국에 나포된 북한 주민 2명을 북한으로 추방했다.
이들은 17톤급 오징어잡이 배를 타고 내려와 지난 2일 해군에 나포됐었다.
정부는 이들이 살인 사건에 연루돼 추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 15일 선장을 포함한 19명이 탄 17톤 규모의 오징어잡이 어선이 북한 김책항을 출발했다.
그러나 선장의 가혹행위에 불만을 품은 3명이 공모해 10월 말 경 선장을 살해했고,이를 은폐하기 위해 15명을 순차적으로 모두 죽였다.
이와 관련,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은 오후 국가정보원의 비공개 현안보고를 받고 “살인 용의자 3명은 한밤중에 선장을 살해했고, 취침 중인 선원들을 근무 교대 명목으로 깨운 뒤 둔기로 가격해 죽였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3인은 범행 후 도피자금 마련을 위해 다시 김책항으로 회황, 1명이 검거되자 나머지 2명이 북방한계선(NLL) 인근까지 도주하다, 지난 달 31일 해경 단속에 발견되어 도주 끝에 붙잡혔다.
나포 뒤 2명은 귀순 의사를 밝혔지만 정부는 불허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도주를 계속해 귀순의 진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웠고, 조사에서 범죄를 파악해 북한이탈주민법상 보호 대상으로 적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통해 이들의 추방 의사를 전달했고, 북측이 6일 수용하겠다고 답변했다”며 “북측도 이 사안에 대해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8일에는 선박도 북측에 인도할 방침이다.
이번 발생한 사건은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언론사 기자에게 청와대 안보실 관계자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노출되며 알려졌다.
해당 메세지는 공동경비구역(JSA) 대대장(중령)이 이날 오전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에게 보낸 것으로, “단결! OOO중령입니다. 오늘 15시에 판문점에서 북한 주민 2명을 송환할 예정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지난 11월 2일 삼척으로 내려왔던 인원들이고, 자해 위험이 있어 적십자사가 아닌 경찰이 에스코트할 예정입니다. 송환 관련해 국정원과 통일부 장관의 입장 정리가 안 되어 오늘 중 추가 검토할 예정입니다”라는 내용이 담겼 있었다고 통일부 관계자는 전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범죄 혐의자라 해도 본인 의사에 반해 송환하는 게 합당한 결정인지 따졌다.
이낙연 총리는 송환 대상과 결정에 대해“난민법과 북한이탈주민보호법의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이 제일 컸고, 조사를 하고 법적 처벌을 한다 했을 때, 현실적으로 진실규명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예산결산위 김재원 자유한국당 위원장은 이번 사건을 놓고 “귀순하려는 북한 주민에게 엄청난 공포심을 조장해 귀순 자체를 막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북한과는 범죄인 인도협정도 체결돼 있지 않고, 중범죄를 저지른 북한 주민을 돌려보낼 명확한 법적 근거는 현재로서는 없다.
통일부 이상민 대변인은 '국민 안전'의 관점에서 이번 결정을 내렸다며, 관련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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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백승원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