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박2일 외교전에 돌입했다. 이번 외교는 연말 위기로 치닫고 있는 한반도 정세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23일 중국 쓰촨성에서 열리는 제 8차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으로 출발했다.
이번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차례로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베이징(北京)에 먼저 들러 시 주석과 회담 및 오찬을 갖는다. 이어 오후에 곧바로 청두로 향해 리 총리와 회담과 만찬을 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은 지난 6월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후 6개월 만이다.
시 주석과의 첫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사드 사태 이후 한한령이 내려진 한중 양자관계의 진전을 위한 큰 틀의 논의를 비롯하여 일촉즉발의 한반도 상황을 타개하려는 방안에 머리를 맞댄다.
북한이 북미 비핵화 협상 시한을 올 연말로 설정한 후 거듭된 북미갈등의 고조 속에 오는 25일께 무력 도발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시점에서 북한이 자제하도록 중국이 설득에 나서줄 것을 시 주석에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것인지에 세계 이목이 집중된다.
문 대통령으로선 북한의 지원 세력을 자처하는 중국을 활용, 좌초 위기에 놓인 북미 비핵화 협상을 복원시키는 게 당장의 과제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또 하나 주목할 대목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 해결이다.
양국은 지난 2017년 10월 "모든 교류 협력을 정상 궤도로 조속히 회복한다"는 내용의 공동 발표를 통해 사드 갈등을 '봉인'하는 데 사실상 합의했다. 그러나 중국의 한한령이 여전히 무겁게 두 나라 사이를 가로막고 있어 근본적인 해결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문 대토열의 방중을 통해 양국 관계의 원상 회복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사항들을 조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 주석과 오찬을 한 뒤 오후에는 곧바로 청두로 향해 리커창 국무원 총리와 회담·만찬을 한다. 이 회담에서는 양국 간 경제·통상·환경·문화 등 실질 분야 등 구체적인 협력을 제고하는 방안이 협의된다.
24일 오후에 예정돼 있는 아베 총리와의 정상 회담 역시 중대한 일정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 대토령은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철회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등 한일관계 정상화에 대해 아베총리와 담판을 벌일 예정이다.
한일정상회담은 작년 9월 뉴욕 유엔총회 계기의 회담 이후 15개월 만이다.
한중일 3국은 24일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자유무역 강화 기조에 대해 의견도 나눈다. 또한 같은날 마련된 '비즈니스 서밋' 등을 통해 경제인들의 교류강화도 도모 모색할 계획이다.
청와대는 이번 한중일 정상회의를 통해 동북아시아 3국의 협력관계 증진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계속된 북미갈등 속에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열리는 이번 한중일 8차 정상회담에서 북미 대화를 견인할 해법과 기로에 놓인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한 타개책이 도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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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백승원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