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평화적 해법을 모색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북한의 연이은 중대실험성공이라는 발표에 트럼프 정부의 강경 반응이 팽팽하게 충돌하는 상황 속에
지나 15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특별대표가 방한하여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비건 대표는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기대만큼 진전되지는 않았지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에 회동을 제안했다. 비건 대표는 "북한 카운터파트에게 직접적으로 말하겠다"며 "이제 제가 한국에 온 만큼 북한이 미국을 어떻게 접촉해야 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 밝혔다.
그는 "대통령의 지시로 우리 팀은 북측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미국은 양측의 목표에 부합하는 균형 있는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창의적이고 유연성 있는 해법들을 제안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비건 대표는 미국과 한국을 향한 북한의 최근 중대실험 성명에 대해 "매우 적대적이며 부정적이고 불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북측이 제시한 비핵화 협상 '연말 시한'에 대해 "미국은 미·북 정상의 합의사항을 실천한다는 목표에 있어 데드라인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때를 같이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무언가 진행중이라면 나는 실망할 것"이라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지시간으로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주지사들과 규제개혁 회의를 진행하다가 취재진의 북한 상황에 대한 질문에 위와 같이 답하며 "하지만 지켜보자. 우리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은 우리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번 북한의 연이은 중대실험성공이라는 발표에 트럼프의 "사실 상 모든 것 잃을 것"이라는 강경 반응이 다소 수그러든 모양새로, 비건의 방한 행보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한편 중국과 러시아도 1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내용의 결의안 초안을 제출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대북 금수(禁輸) 품목을 일부 해제하고, 남북 간 '철도·도로 협력 프로젝트'를 제재 대상에서 면제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전략적 도발 가능성으로 북미 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이 요구해온 제재 해제·완화를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과 러시아가 그동안 안보리에서 대북제재 해제나 완화 필요성을 지속해서 제기해왔지만, 이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각도로 고조된 위기를 해결하려는 노력 속에 정작 북한의 대답이 어떻게 나올 지가 관심이다.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표현까지 거론하면서 북한은 연말을 앞두고 대미 압박을 계속해왔다.
북한이 여러 해법과 제안에 전격 호응할 경우 북미 대치 국면 해소를 위한 실마리가 마련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 가뜩이나 고조된 북미 간 긴장이 위험수위로 치달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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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백승원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