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교수에게 결국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지난 8월 27일 검찰이 조 전 장관 일가 의혹과 관련해 강제수사에 나선 지 58일 만이다.

송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자정을 넘긴 0시 18분에 정 교수에 대한 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최종 영장 발부를 판결했다.

송 부장판사는 "범죄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현재까지의 수사경과에 비추어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사유를 설명했다.

서울구치소에서 대기 중이던 정 교수는 영장 발부에 따라 곧바로 정식 수감 절차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지난 21일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에 적시한 혐의는 총 11가지, 딸 조모(28)씨의 위조된 동양대 표창장 등을 서울대·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사용한 업무·공무집행 방해 및 사문서위조행사 등과 사모펀드 투자금 약정 허위신고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차명주식 취득 및 횡령 등의 혐의, 그리고 동양대 연구실과 서울 방배동 자택 PC 증거인멸 등이 그것이다.

이에 검찰과 정 교수 변호인 측은 전날 23일 오전 11시부터 무려 7시간에 걸쳐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사실관계 및 혐의 성립 여부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고, 최종 영장 발부가 결정됐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구속 수사는 당연한 일이라며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가 이뤄질 차례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명백한 증거인멸 시도 등을 고려하면 구속 수사는 너무나 당연하다"며 "조국 일가의 불법 의혹이 단순한 의혹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법 절차를 지켜보겠다며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지만, 대외적으로 영장 발부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정 교수 구속이 검찰의 잘못된 수사 관행을 가릴 수는 없다"며 "수사 기밀 유출과 여론 재판으로 미리 한 개인의 범죄를 완성하는 검찰의 잘못된 관행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검찰의 인권침해 수사를 가려내고, 공정한 재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상식적으로 판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논평에서 "18명의 초호화 변호인단도 공정과 평등을 위해 두 눈을 안대로 가린 정의의 여신상 앞에 무너졌다"며 "정의의 여신도 박수 칠 당연한 결과"라고 밝혔다.

시민들에 반응도 둘로 나뉘었다. 23일 오후부터 법원에 모여 구속에 대한 찬반집회를 열던 시민들은 구속 결과를 받고 서로의 입장을 외치며 더욱 극명한 반응을 보였다.

시민연대 측은 "구속이 곧 유죄는 아니다. 구속적부심도 남아 있다"면서 "검찰과 썩어빠진 사법부가 농담과 같은 엉터리 판결을 하지 않도록 끝까지 촛불을 들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법부를 향해 “이거 법이냐” 성토를 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들은 매주 서초동과 여의도를 오가며 검찰개혁 강제수사중단 등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수사에 강한 저항을 표했다.

반면 바로 인근에서 구속 찬성을 외치던 보수단체 집회에서는 영장발부에 환영했다. 자유연대, 반대한민국세력 축출연대, 행동하는 자유시민 등으로 구성된 그들은 "우리가 승리했다"고 외치며, "조국 전 장관도 구속하라"는 구호 또한 여러 차례 외쳤다.

한편 검찰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정 교수의 신병이 확보됨에 따라 이후 검찰수사가 조 전 장관까지 직접 겨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앞으로의 포스트 조국 정국은 더욱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