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마침내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수도권 험지 출마를 거론한 지 한 달여 만에 내린 결정이다.
황 대표는 7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민심을 종로에서 시작해 서울, 수도권 그리고 전국으로 확산시켜나가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의 종로 출마 선언은 지난달 3일‘서울 험지 출마’를 공언한 지 36일 만이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설 연휴 직전인 지난달 23일 모두가 예상한 대로 종로 출마를 발표하면서 황대표와의 신사적인 경쟁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어 3일 예비후보 등록까지 마친 상태다.
이로써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ㆍ2위를 다퉈온 이낙연-황교안의 '종로 빅매치'가 이번 4월 총선에서의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현 정권과 전 정권의 국무총리의 대결인 만큼 역대급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대목이다.
황 대표는 이날 회견 발표에서 “천길 낭떠러지 앞에 선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결정 과정은 신중했지만, 결정된 이상 황소처럼 끝까지 나아가겠다”고 전의를 다졌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황 대표의 결정에 대해 "등 떠밀려 종로에 출마할 것으로 예견해왔다"면서 "잘하신 결정이다. 지도자는 희생이다. 경의를 표한다"라고 평을 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저는 이낙연 후보가 당선되도록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적었다.
이 날 발표에서 황 대표는 이 전 총리와의 대결이 아닌 현 정부 수장인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결이라 말했다.
황 대표는 종로 출마 발표 내내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잊지 않았다. 기자들과의 문답에서도“종로 선거에서 이기려고 하는 상대방은 문재인 정권이다. 어떤 일대일의 경쟁이 아니고 문 정권과 저 황교안과의 싸움”이라며 이낙연 전 총리 대신 현 정부를 강조하며 답했다.
이에 황 대표가 이 전 총리와의 1:1 구도에 큰 부담감을 느낀 나머지 현 정부에 대한 반발심을 공략하면서 종로 대결을 현 정부 심판론 프레임으로 전환시키고자 하는 의도로도 보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4월 총선에서의 종로 대결은 차기 대선의 유력 주자 간 펼쳐지는 대선 전초전인 성격이 더 강한 까닭에 1:1 구도에서의 패자에겐 대선을 향한 정치적 행보에 치명상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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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백승원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