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청구는 기본권 침해 사유 있는 날부터 1년 이내
심판청구는 기본권 침해 사유 있는 날부터 1년 이내
서울에 지방변호사회를 한 곳만 두도록 하고 있는 변호사법이 헌법재판소 도마에 올랐으나 각하돼 평등권과 결사의 자유 침해 여부에 대해 심리가 이뤄지지 못했다.
헌법재판소는 최근 나승철(43·사법연수원 35기)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이 변호사법 제64조 1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2019헌마7)을 재판관 6대 3의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
이 조항은 '지방법원 관할 구역마다 1개의 지방변호사회를 둔다. 다만, 서울특별시에는 1개의 지방변호사회를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
2006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나 전 회장은 군 복무 후 2009년 4월 변호사 등록을 하면서 서울지방변호사회에 개업 신고를 했다.
그는 서울중앙지법 관할인 강남구 소재 모 법무법인에서 일하다 2018년 10월 서울동부지법 관할인 서울 송파구에 법률사무소를 개설하고 사무실 이전 신고를 했다.
나 전 회장은 이듬해 1월 "지방법원 관할 구역마다 1개의 지방변호사회를 두도록 하면서도 서울에 한해 예외적으로 한 개의 지방변호사회만 두도록 한 것은 결사의 자유 및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청구기간 경과로 부적법” 헌재 6대3 의견으로 결정
헌재는 "변호사법은 일반 국민이 아니라 변호사의 직무를 수행하는 전문직업인을 그 수범대상으로 하므로,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은 변호사등록, 개업신고 및 지방변호사회 가입을 마침으로써 변호사 직무를 수행하게 된 때부터 지방변호사회의 설립·조직·가입 등에 관한 변호사법 조항들의 적용을 받는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그렇지 않다면 지방변호사회에 가입한 뒤 그 직무를 이미 상당기간 수행해온 변호사들도 시기의 제한 없이 서울시 내에 다른 지방법원 관할구역 내에 별도의 지방변호사회를 설립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거나 주장하는 것만으로 언제든지 해당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게 되는데, 이렇게 해석하면 헌법소원심판에서 청구기간 제도를 둔 의미가 없게 되어 법적 안정성을 해친다"고 밝혔다.
이어 "나 전 회장은 2018년 10월 서울동부지법 관할 구역 내인 서울 송파구에 법률사무소를 개설해 사무실 이전신고를 마쳤으므로 이때부터 청구기간이 기산돼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서울시 내에 법률사무소를 이미 두고 있다가 같은 서울시 내에서 사무소를 이전하였을 뿐이므로 그의 사무소 이전이라는 행위가 변호사법 제64조 1항과 관련된 나 전 회장의 법적 지위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온다고 볼 수 없다"며 "따라서 나 전 회장이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변호사등록을 함으로써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기본권 침해의 사유가 발생한 2009년 4월부터 1년이 경과하였음이 명백한 2019일 1월에야 제기된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 청구는 청구기간을 경과해 부적법하다"고 설명했다.
변호사법 관련규정 평등권 등 침해 여부 심리 불발
헌법재판소법 제69조 1항에 따르면 제68조 1항에 따른 헌법소원의 심판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그 사유가 있는 날부터 1년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
이에 대해 유남석·이종석·이미선 헌법재판관은 "청구기간은 준수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본안 판단을 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나 전 회장이 해당 조항을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적용받게 된 날은 서울동부지법의 관할 구역에 상응하는 지방변호사회의 결성에 착수하거나 이를 준비한 날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이같이 판단해도 헌법소원 심판의 청구기간은 기본권 침해의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및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1년으로 제한되므로 이를 두고 청구기간을 둔 취지가 퇴색된다거나 법적안정성이 저해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나 전 회장의 변호사 사무실 이전을 서울동부지법 관할 구역에 상응하는 지방변호사회를 결성하고자 하는 내심의 의사가 객관적으로 외부에 표시된 징표로 봐 청구기간의 기산점을 최대한 이른 시점으로 잡더라도 이 사건 청구기간 기산점은 2018년 10월 10일"이라며 "청구기간을 준수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수의견과 같이 본다면, 어느 변호사이든 서울특별시 내에 개업한 지 1년이 경과하면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을 다툴 수 없게 돼 위헌 여부를 다툴 수 있는 기회를 사실상 차단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배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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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경찰 / 유풍식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