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상반기 중 78조원 규모로 2030년까지의 전력망 보강계획을 마련키로 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통합관제시스템을 2025년까지 구축하고, 대규모 풍력발전단지에 대해서는 송전사업자가 공동접속설비를 사전에 구축해 단지 준공 즉시 계통망에 연계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박기영 2차관 주재로 ‘전력계통 혁신 간담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전력계통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전력계통 혁신방안은 산업부가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전력계통이 직면한 문제를 전력망 건설, 운영, 제도 측면에서 분석하고 추진과제를 담아 일차적으로 도출한 내용이다. 산업부,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민간 전문가 등이 함께 고민해 마련했다.
혁신안에 따르면 산업부는 장기간 소요되는 송전망 건설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한다.
현재 수립돼 있는 전력망 계획인 제9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NDC 상향을 반영한 전력망 보강 로드맵을 차기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전에 선제적으로 마련해 적극 반영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력망 보강에 총 78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2030년까지 이미 계획된 송변전설비투자 23조4000억원과 배전설비 투자 24조1000억원에 NDC 상향을 감안한 추가 필요 투자는 약 30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추산치로, 구체적인 금액은 전력망 보강계획 수립 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다.
재생에너지를 적기에 수용하기 위한 전력망도 구축한다. 대규모 풍력발전단지에 대해서는 송전사업자가 공동접속설비를 사전에 구축해 단지 준공 즉시 계통망에 연계하도록 한다.
계획된 송·변전설비의 건설 지연이 지속해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인근 주민 등에 대한 지원 혜택을 늘리고, 전원개발촉진법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해 건설 절차를 개선할 방침이다.
정부는 확대되는 재생에너지를 수용할 수 있는 전력망을 유연하게 운영해 계통 안정화에도 힘쓰기로 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원격 제어가 가능한 통합관제시스템도 2025년까지 구축한다.
아울러 원활한 계통 연계를 위해 필요시 배전망 접속용량을 우선 극대화한 뒤 나중에 제어·관리하는 ‘선(先) 접속 후(後) 제어’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전원 믹스 전환을 반영해 재생에너지 설비기준을 포함한 전력계통 운영규범을 재정립하고, 계통운영 전반을 관리·감독하는 기구 마련 등 거버넌스 개편도 검토한다.
산업부는 지역 그리드 정착, 수요 분산 및 시장 매커니즘 강화 등 제도적 기반 구축에도 나선다.
권역별 전력수급 균형을 이루는 전력망 구축 방안을 검토하고, 특정 지역에 편중된 전력망 수요의 분산을 촉진하기 위한 ‘전력계통 영향평가제도’를 도입한다. 재생에너지에 내재된 변동성을 제어하기 위한 시장제도의 단계적 도입, 연구개발 및 인력양성도 본격 추진한다.
이날 박기영 차관은 향후 추진할 에너지 정책 기조 하에서 최적화된 전력망 투자와 계통 운영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2030 NDC 이행 및 2050 탄소중립 실현 과정에서 확대될 재생에너지를 수용하기에는 현재 전력계통이 많은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계획된 송·변전설비 건설이 빈번히 지연되는 문제를 해소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지역별 분산전원 확대, 기술혁신, 효율적 전력시장 개편 등 향후 에너지 정책과 맥락을 같이 하는 최적화된 전력망 투자와 계통 운영 방안을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서울 남부권역 배전 현장을 총괄하는 강남배전센터를 방문해 겨울철 전력수급 및 코로나19 방역 관리 현황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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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 김영남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