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행 어렵고 침수 우려 '주민반발'
박원순 서울시장이 ‘옥탑방 한 달 살이’를 통해 추진 의지를 밝혔던 ‘빨래골(화계천) 복개하천 복원 사업’이 주민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
자연하천을 복원하면 기존에 있던 건물 상당수가 차량 접근조차 불가능해지는데다 침수 우려까지 나와서다.
지난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강북구청은 최근 서울시가 요청한 빨래골 하천 복원 사업과 관련해 “해당 구간의 복원은 어렵다”고 회신 공문을 보냈다.
강북구는 “해당 구간은 주거밀집지역으로 대체도로 확보가 어렵고, 도로 폭이 5m 내외로 복원 시 차량통행이 어려워 사유지 주차장 진출입 불가 등 문제가 예상된다”며 “또 경사가 급한 상류부 구간으로 복원 후 범람 및 저지대 침수와 같은 문제가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하천 복원이 추진됐던 빨래골 구간은 서울시 강북구 수유동 산장빌라부터 수유1 파출소까지의 410m 구간이다. 박 시장은 지난해 서울시 강북구 삼양동에서 한 달 간 옥탑방 생활을 한 뒤 현장 경험을 토대로 빨래골 하천 복원 등 67개의 지역 현안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천 복원 사업에 대해 인근 주민들은 “차량 통행이 불가능해진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강북구 분석에 따르면 하천이 복원되면 해당 구간에 접한 건물 48채 중 31채(65%)에 차량 접근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또 건물 19채는 주차장 이용이 불가능해지는 등 가뜩이나 열악한 주차 여건이 더욱 악화 된다는 지적이다.
구에 따르면 이 구간은 122대의 주차장이 확보돼 있는데 하천을 복원하면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은 56대 분량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해당 구간이 마을버스가 지나가고 차량 통행이 잦은 곳이어서 주민들의 교통 환경도 나빠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이곳은 화계천 상류 지역으로 경사가 급해 복원 후 범람 우려가 커진다는 우려도 있다. 지역 내 한 주민은 “그냥 눈으로만 봐도 좁은 도로인데 이걸 들어내면 어떻게 살겠냐”고 하소연했다.
박 시장이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주민들에게 필요한 지역 현안을 해결한다고 해놓고서는 정작 현장의 목소리와 괴리가 큰 ‘탁상행정’ 식 결론을 내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서울시가 빨래골을 포함한 하천복원 종합계획 수립을 추진 중인 가운데 빨래골만 별도로 복원 검토 용역을 추가로 진행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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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검찰 / 박진균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