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 19세 이상 성인 대상 설문조사
국민 10명 중 7명은 감기 등 경증질환으로 대형병원을 이용할 때는 비용을 더 부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3070명을 대상으로 한 '제1차 정례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1.8%p) 결과를 지난 7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경증으로 대학병원 이용하면 진료비나 약값을 더 내는 것에 대한 생각을 묻자 70.8%가 '감기와 같은 경증질환으로 대학병원을 이용하는 사람이 비용을 더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동일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20.1%였다(잘 모르겠다 9.0%).
경증질환으로 대학병원을 이용하면 비용을 더 부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20대(51.4%)에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높아져(30대 67.1%, 40대 75.8%) 50대에선 81.8%까지 올라갔다.
거주 지역 규모가 클수록(읍면 69..6%, 대도시 72.0%), 교육수준이 높을수록(고졸 이하 68.5%, 대학재학·대졸 이상 73.9%), 가구소득이 많을수록(200만원 이하 65.8%, 501만원 이상 79.1%) 이런 경향은 높아졌다.
이에 맞춰 정부는 지난달 '의료전달체계 개선 단기대책'을 발표하면서 100개 경증질환을 가진 외래환자에 대해선 현재 60%인 상급종합볍원 이용 본인부담률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본인부담상한제에서도 이 치료비는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상급종합병원을 찾는 환자 10명 중 6명가량은 동네병원이나 중소병원 의사 권유(34.2%)나 큰 병이나 사고를 당해서(25.8%) 등 의학적 필요성에 근거했다.
그러나 10명 중 3명은 의학적 소견 없이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싶다(16.8%)거나 동네병원이나 중소병원을 믿을 수 없어서(11.0%), 의료비가 낮아져서(1.8%) 등의 사유로 대형병원을 찾고 있어 의료달체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풀이됐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문재인케어) 시행으로 대형병원 이용 환자가 늘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절반(49.8%)가량은 그동안 비용이 부담돼 중증질환에 걸려도 치료나 검사를 못 받았던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경증질환에도 비용이 줄어 무분별하게 찾는다는 부정적 평가(37.6%)보다 12.2%p 높았다.
한편 의료이용 현황을 보면 의료이용경험이 있다는 응답자(2828명) 중 최근 1년 이내 한번이라도 이용한 의료기관(복수응답) 1위는 동네의원(85.3%)이었으며 치과의원·병원 56.3%, 병원·종합병원 48.0%, 한의원·한방병원 33.8%, 보건소 19.6% 순이었다. 상급종합병원은 16.0%였다.
최근 1년 이내 의료이용량이 증가했는지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자 3070명 중 55.7%가 1년 전과 비슷하게 이용했다고 답했다.
의료이용이 늘어났다는 응답자(27.1%)에게 이용량이 늘어난 이유를 물었더니 76.8%는 '없었던 질병이 생겨서 치료나 검사·검진을 받으려고 했다'고 답했다. 평소 아픈 곳이 있었으나 비용이 부담돼 못 받던 치료나 검사·검진 비용이 낮아져서'라고 응답한 비율은 9.6%였다. '특별히 아픈 곳은 없으나 의료비가 낮아져' 의료이용이 늘었다는 응답률은 4.8%였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나타난 국민들의 의료 이용 현황과 이용 동기 등을 토대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의료이용 경향을 분석하고 현재 건강보험제도 관련 정책 이슈에 대한 국민여론을 수렴하겠다"며 "향후 건강보험제도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데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치안경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 백승원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