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강, 원격수업 위기를 기회로…미비한 점 보강 필요

온라인 개학 앞두고 충북 원평중학교 원격수업 시연 현장 가보니
모바일 메신저로 출석체크…태블릿 펜으로 설명·질문…“점점 익숙해져 가는 과정”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여파로 전국 모든 초·중·고 및 특수학교, 각종학교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개학’을 실시한다.

이에 따라 9일부터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부터 원격수업을 시작하고, 16일에는 초등학교 1~3학년을 제외한 나머지 학년이, 20일부터는 모든 학교가 원격으로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이에 앞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7일 충북 원평중학교와 대전 괴정고등학교를 방문해 온라인 개학 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원격수업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7일 오후 충북 원평중학교에서 원격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원격수업이란 정보통신매체를 활용해 온라인으로 정규수업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교육 대상이나 수업 운영 방법 등은 교육감이 정할 수 있다.

수업방식은 기존 인터넷 강의처럼 사전에 제작된 동영상을 시청하는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과 학습관리시스템(LMS)을 활용해 과제를 제시하는 단방향 방식, 실시간 원격으로 수업하는 쌍방향 등으로 나뉜다.

다만 교육청 및 학교 여건에 따라 상황이 다른만큼, 교육부는 학교에서 정한 수업형태에 따라 교육감 또는 학교장이 별도로 인정하는 경우도 원격수업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중 실시간 원격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원격 화상 교육 플랫폼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토론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교사와 학생 모두 처음 경험하는 방식이라 걱정과 근심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교육부는 모든 학생들이 원격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학교에 보유하고 있는 정보화 기기 대여를 요청해 완료했고, 7일에는 충북 원평중학교과 대전 괴정고등학교에서 실시간 원격수업 시연회을 마련했다.

실시간 원격수업은 네이버밴드 라이브,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 마이크로 소프트 Teams(팀즈), 미국 글로벌 화상회의 시스템 ‘Zoom’, 시스코 Webex, 구글 행아웃 등의 플랫폼을 활용한다.

이날 원격수업 시연을 선보인 원평중학교는 나스닥과 우버 등의 기업 및 서울대 원격강의에서 사용하고 있는 ‘Zoom’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 원격수업 플랫폼 ‘Zoom’으로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는 최소연 원평중학교 선생님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원평중학교는 학급당 평균 학생수가 30명 내외인 과밀학교로, 학생의 집중도와 교사·학생 간 상호작용을 고려하면서 다수 학생이 스마트기기 화면에 지나치게 노출되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규모 그룹형 원격수업을 적용할 예정이다.

소규모 그룹형 원격 수업은 학생들을 15명씩 두 그룹으로 나누어 각각 실시간 쌍방향 수업(20분)과 e학습터에 등록된 콘텐츠 시청(25분)을 서로 번갈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날 수업은 최소연 원평중학교 선생님이 유 부총리도 수업에 참여한 가운데 태블릿 등의 기기를 활용해 본인의 과목인 수학을 학생들에게 강의했다.

먼저 최 선생님은 파일탐색기로 수업 자료를 실행한 후 Zoom에 접속해 수업을 준비한 후 모바일 메신저로 학생들을 Zoom에 초대 한 후 출석체크를 마쳤다.

이후 모니터에 관련 자료를 띄워 태블릿 펜으로 학생들에게 첨삭 설명을 했고, 참여한 학생들 또한 태블릿 펜과 마이크를 이용해 선생님의 질문에 답변하거나 문제를 풀어갔다.

최 선생님은 “평소 영상기기나 원격 시스템 등에 익숙하지 않아 시작전부터 많이 불안했다”며 “더구나 수학은 학습지 등으로 문제를 풀어봐야 하는데 과연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걱정이 많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생님은 “물론 학생들도 모두 처음인 만큼, 같이 연습하고 기능을 배워가면서 지금은 점점 더 익숙해지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특히 “비록 온라인이지만 아이들이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본인도 함께 행복했다”며 “다만 이런 프로그램이 처음이다보니 집중을 덜 하거나 장난치는 아이들을 자제시킬 필요가 있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은영 원평중학교 교감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며, 어떤 가이드도 없는 상태에서 오롯이 선생님들과 소통하며 진행하고 있다”며 “선생님들이 영상제작에 많은 부담을 갖고 있는데, 일단 처음에는 서툴고 부족해도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귀띔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사들의 심리적 부담이 생각보다 크다”며 “하지만 오히려 지금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시기인만큼, 무엇보다 교사들에게 격려와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본격적인 온라인 개학에 앞서 시범 수업을 진행 중인 최소연 원평중학교 선생님

한편 교육부는 지난 6일 온라인 개학에 따른 현장 교사들의 원격수업을 지원하기 위해 ‘1만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원격교육 선도 교원을 임명하는 온라인 임명식을 가졌다.

‘1만 커뮤니티’는 학교 현장에 원격교육이 정착할 수 있도록 선도하고 지원하기 위해 17개 시도에서 학교별 대표 교사·교육부·시도교육청·관계 기관에서 모인 공동체다.

이 곳에서는 교사들의 자율적인 온라인 소통을 바탕으로 원격수업의 실행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문제점을 찾고, 이를 해결하는 모범적인 집단지성 사례를 만들어나가게 된다.

또 처음으로 시도하는 원격수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원격수업 운영 기준을 마련해 초등 저학년 EBS 채널 확대 등을 추진했다.

아울러 교사들이 원격수업에 집중하고 내실 있게 운영할 수 있도록 스마트기기 대여 및 인터넷 지원, 행정업무 경감을 위한 ‘원격수업 집중의 달’ 운영, 원격수업 기자재 선(先)구매, 후(後)예산확보 등을 위한 근거 마련 등 실질적인 지원 여건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이밖에도 선생님과 학생이 원격수업에 대비해 지켜야할 10가지 실천 수칙을 마련해 각 교육청 누리집과 원격교육 사이트(EBS온라인클래스, e-학습터), 보호나라 누리집(http://www.boho.or.kr) 등에 배포·게시했다.

그러면서 원격수업은 인터넷 사이트뿐만 아니라 아이피 티브이(IPTV), 케이블티브이, 위성방송 등 텔레비전을 이용해 시청하고, 출결 점검은 밴드와 카카오톡과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할 것을 권장했다.

만약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이 안 될 경우 반복해서 로그인을 시도하기 보다는 선생님께 상황을 알려드리고 잠시 후 다시 접속할 것을 당부했다.


▲ 안전하고 원활한 원격수업을 위해 꼭 지켜야할 실천 수칙 10가지

한편 7일 원격수업 준비 상황을 점검한 유 부총리는 “처음 시작하는 일이라 한 번에 완벽할 수는 없지만, 온라인 개학 발표 후 빠르고 꼼꼼하게 준비하고 계신 학교와 선생님들을 믿고 지지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원격수업 도움센터 운영 지원을 통해 교사·학생·학부모의 어려움을 신속히 해결하여 원격수업을 우리나라 교육의 변화와 혁신의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코로나19로 인해 불가피한 결정으로 시작한 온라인 개학이지만, 원격수업의 안착은 우리 교육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미래의 문턱이며, 이를 가장 먼저 넘는 일을 맡고 계신 선생님들을 항상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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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검찰 / 박진균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