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황금바다를 지켜라......‘중국어선“꾼”들과 전쟁’ (1화)

2014년 10월10일 바다 날씨는 좋았다. 나는 해양경찰청 목포해양경찰서 1508함장으로 7박8일의 출동을 마치고 입항하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입항준비에 분주하게 움직였다.


출동기간 내내 중국어선들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주·야간 나포작전에 돌입하기 때문에 늘긴장감 넘치는 상태에서 근무를하다가 7박8일 경비임무를 마치고 입항하는 날이 다가오면 육지를 밟고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에 함내가“왁자지껄”한활기찬 분위기로 바뀐다.


조타실에서“전북 부안군 상왕등도 서방에 수백 척의 중국어선이 들어와 불법조업을 하니현장으로 이동하라는”함내 방송이 나오자 어수선한 함내 분위기가 일순간 적막이 감돌면서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하였다.



2014년 10월10일 04:00경 현장에 도착하여 레이다 상에 중국어선 수백 척을 마주했다. 중국어선은 소중한 서해 황금어장에서 불법조업을 하고 있었다.


나는 바로 특수기동대요원 16명을 조타실에 집합시켰다. 한척의 중국어선들도 우리 수역에서 조업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으니 퇴거 또는 나포작전을 펼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라는 지시를 하였다.


얼마 후 특수기동대요원들이 우리 수역을 지키겠다는 의지의 함성을 지르며 단정에 올라탔다. 이날 작전은 태안해경서 소속 1507함과 합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퇴거작전을 진행하다가 끝까지 우리수역에서 불법조업하는 중국어선은 반드시 나포하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같은 날 06:00에 현장에 도착해서 육안으로 중국어선을 확인했다. 400여척이 넘는 중국어선집단은 100톤급 대형어선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우리 특수기동대의 승선을 방지하기 위해 배마다 쇠창살과 철망을 갖춰 우리 함정을 피해 가면서 조업을 하고 있었다.


바로 작전을 펼치기 위해 채증, 소화포, 포 요원으로 구성된 검문검색요원을 배치하고 불법조업 채증을 시작하였다.


해양경찰청 경비함정 나포작전은 중국어선 무리들의 불법조업을 채증, 기적과 수기를 통해 정선명령을 내린 후 단정을 통해 상대어선에 승선하여 검색하며 나포하는 절차를 지니고 있다.


이후 1508함, 1507함 편대는 단정3척에 특수기동대요원을 승선하여 중국어선 나포 추격 작전을 펼쳤다.
서해상에 시커멓게 깔려있던 중국어선 수백 척은 우리 편대를 에워싸면서 서쪽으로 전속도주하기 시작하였다.

같은 날 07:30경 수백 척의 중국어선은 어업협정선 밖으로 전부 퇴각하고 우리 수역 안에는 잔잔한 파도와 고요함만 느껴졌다.


나는 현장지휘관으로서 우리 어민들의 생활터전인 서해바다를 지키기 위해 어업협정선을 사수해야겠다는 신념 하나로 바다 한가운데서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늘어져 있는 불법조업중국 어선들과 어업협정선 사이를 두고 대치를 하고 있었다.

같은 날 08:00경 서해 영해선상에서 조업하다가 나오는 중국어선 20여척과 마주쳤다. 이들은 200톤급으로 크기도 컸지만 단정 계류와 특수기동대원승선을 방지하기 위해 현측에 쇠창살을 꽂고 위에는 철망을 설치하고 조타실을 철판으로 감싸고 완전 무장한 무적의 철갑중국어선 들이었다.

우리는 이들을 일명“꾼”이라고 부른다


이들의 형태를 보면 중국어선 수백 척의 무리 중 선두에 서기도 하고 영해 깊숙이 들어와 조업하기도 하고 선단장의 지시에 따라 연환계를 형성하여 해양경찰 경비함정에 충돌을 시도하는가 하며 승선한 검색요원들을 공격 또는 위해를 가하는 악랄한 집단으로 대한민국 공권력을 무력화 시키려는 목적으로 구성된 중국어선 선단들이다.

1508함 편대는 단정3척을 내려 “꾼”들의 나포작전을 시도하였다. “꾼”들의 중국 선단장들은 과거에 나포한 중국어선, 현지 통역관을 통해 해양경찰 함장들의 단속 의지에 대하여 나름대로 파악하는 등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우리 편대를 보고 서쪽방향을 향해 전속으로 도주하기 시작하였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 속에서 하안 거품과 물살을 가르며 신속하게 쫓아가는 고속 단정의 모습은 마치 아프리카 초원에서 사슴들을 사냥하기 위해 쫓는 표범들의 무리를 연상시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속 단정 1척이 도주 중인 꾼들의 선두 중 국어선 앞뒤로 빙글빙글 돌며 정선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정선명령도 아랑 곳 없이 서쪽방향으로 전속 도주하고 있었다.


고속단정1호정이 선두에 선중국어선에 붙기 시작하더니 특수부대출신인 안모 경사 등 3명이 뛰어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이어서 이들은 훈련했던 대로 다른 대원들의 승선과 퇴로를 확보하기 위해 쇠창살을 제거하고 철망을 젖히는 등 통로 확보를 위한 승선에 성공하였다.


<정영진 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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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경찰 / 유풍식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