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전운이 감돌았던 미국과 이란이 8일(현지시간) 즉각적인 군사적 충돌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일단 피한 모양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8일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대한 보복공격으로 80명의 미군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발표에 지구촌 전역에 전쟁 위기감이 고조됐다.
그러나 이후 미국이 단 1명의 미군 사상자가 없다는 결과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대국민성명을 발표에서 일단 전면적 군사 대응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8일 새벽 알아사드 공군기지와 아르빌 기지 등 이라크 내 미군 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하고, 이는 지난 3일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을 숨지게 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와 APTN 등은 이란 국영방송은 이란 혁명수비대의 이라크 알아사드 보복공격을 보도하면서 "이로 인해 미국인 테러리스트 80명이 죽고, 미군의 드론과 헬리콥터와 군사 장비 등이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는 혁명수비대의 발표를 전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즉각 트위터를 통해 "이라크에 있는 미군 기지 두 곳에 이란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사상자와 피해 확인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히면서 국제사회는 긴박한 전운에 휩싸이기까지 했다.
이란의 보복 공격 후 얼마 되지 않아 미측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보도에 트럼프는 즉각적인 군사대응이 아닌 대국민성명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란 사태에 관한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인이나 이라크인 사망자는 없었다"며 "이란이 물러서고 있는 듯하다. 이는 모든 당사자들에 좋은 일이자 세계에도 매우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군은 어느 때 보다 강력하다"며 "우리의 미사일은 크고 강력하며 정확하고 치명적이며 빠르다."고 말하면서 군사적 압박도 잊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즉각 이란 정권에 징계를 위한 추가 경제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며 "강력한 제재는 이란이 행동을 바꿀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가 현 단계에서는 무력 대응 대신 이란에 강력한 추가 경제 제재로 압박하겠다는 의도를 보이면서
외신들은 역내 군사적 긴장이 완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란 역시 보복공격에도 불구하고 사태의 봉합을 염두해 두고 수위조절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전날 공격 후 트윗을 통해 "이란은 유엔 헌장의 자위권 차원에서 비례적 대응을 했고 종결했다"며 "우리는 긴장 고조와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적시했다.
외신들은 자리프 장관의 트윗 중 '종결했다'는 표현에 주목하며 미국이 추가로 물리적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이란도 이 정도 선에서 보복을 끝내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평가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에 대해 "미국과 이란이 전쟁 직전 상황에서 한발 물러섰다"고 평가했고, 뉴욕타임스도 "미국인 사망자가 없고 이란이 보복의 끝이라고 시사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적 군사 대결에서 물러섰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록 군사적 충돌이 소강상대에 접어들긴 했으나, 본질적 사안이 해결된 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란은 미군 기지 공격 직후에도 추가 공격을 시사하는 발언을 이어갔고 트럼프 또한 대이란 경제제재 방침을 강력히 공언하여 언제든지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개연성은 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새로운 핵합의 추진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지난 5일 이란은 2015년 서명한 핵합의를 지키지 않겠다며 사실상 탈퇴를 선언해 곳곳에 갈등을 촉발할 지뢰가 널려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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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백승원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