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리턴기업 1000곳 3년간 40조 지원
빅테크·금융사 종합관리체계 마련…증권사 원화유동성 비율 규제 강화
정부가 혁신기업과 국내 리턴기업 1000곳을 선정해 3년간 40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금융산업의 구조 개편에 대응해 비은행 금융기관이나 통신·유통업체 등이 은행 업무를 제공하는 은행 대리업 제도 도입도 검토한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포스트코로나 시대 금융정책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는 신유망산업 부각, 글로벌 공급망 재편, 디지털 가속화, 핀테크 영향 확대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환경변화에 발맞춰 ▲혁신성장 지원 ▲디지털금융 ▲포용금융 ▲금융안정의 추진방향을 설정했다.
먼저 바이오, 비대면산업 등 포스트 코로나로 각광받는 신 산업부문 및 글로벌가치사슬(GVC) 변화에 따른 리쇼어링(해외 나가있는 자국기업을 국내 불러들이는 정책) 등에 대한 전략적 금융지원을 추진한다.
산업부, 중기부, 복지부 등 산업부문 관계부처와 협업을 통해 부문별로 혁신성이 높은 1000개 기업을 선정해, 3년간 40조원을 지원한다. 여기에는 바이오헬스 등 신성장부문, 신산업으로의 사업개편 기업, 국내 리턴기업 등도 포함된다.
또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리턴 및 사업재편 기업 지원에도 나선다.
리턴기업의 경우 올해 4조5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 붐업’을 통해 해외시설의 국내 이전 추진 기업에 대해 1.5% 저금리 시설자금대출을 지원하고 국내이전을 검토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정책 정보(세제·입주 부지 등) 일괄 제공, 입주시 수익성 분석 등 컨설팅을 제공한다.
산업부 등이 선정한 미래 성장산업으로의 사업재편 기업에 대해 최대 0.7%p 금리감면을 받는 산업구조고도화, 보증비율 90% 적용 및 보증료율 0.2%p 차감혜택을 받는 우대보증 등을 통해 지원한다.
동산담보·지식재산담보 확산 등 여신관행 노력도 지속해 기업이 유·무형 자산을 한 번에 담보로 설정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조속한 ‘동산담보법’ 개정을 추진한다.
또한 재정을 마중물로 민간자금 등을 통해 4000억원 규모의 ‘소부장 펀드’를 조성, 혁신적인 소부장 기업 등에 투자한다.
정부는 올 하반기 중 200개 혁신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며, 리턴기업과 사업재편기업에 대한 지원은 즉시 시행된다.
국내 자본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공모펀드 활성화, 기관과 개인의 차별 해소 등을 통해 원활한 자금유입도 유도한다.
공모펀드는 투자자 중심의 펀드 판매·운용 및 수익률 제고 등을 위해 판매채널 개선 및 운용사 경쟁력 제고 등을 추진한다.
판매채널은 은행·증권사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판매채널이 경쟁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다양한 판매사를 비교해 투자 자문해주는 통합자문 플랫폼을 마련하고 온라인 펀드슈퍼마켓 등 온라인 펀드판매 활성화를 통해 판매 관행을 투자자 입장에서 개선한다.
운용사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다양한 투자자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외화표시 MMF, 주식형 액티브 ETF 등 신규 상품 도입, 펀드운용·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한 규제개선 등을 추진한다.
또 혁신기업이 보다 쉽게 상장할 수 있도록 상장심사 기준을 미래성장성 위주로 개편하고 증권회사가 전문성·책임성을 바탕으로 기업공개(IPO)업무를 수행하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금융산업의 지각변동에 대비, 금융권의 디지털화 노력을 지원하는 한편, 빅테크 등 새로운 플레이어 진입의 제도기반도 정비한다.
기존 금융회사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플랫폼 비즈니스를 허용하고 해외사례 등을 감안, 금융회사 플랫폼 비즈니스의 적정 범위를 검토하고, 운영방안을 정비한다.
은행대리업 제도 등 새로운 고객 접점 확장방안을 검토한다. 은행대리업은 은행의 업무 전부 또는 일부를 은행 이외의 자가 은행을 위해 대리 또는 중개하는 제도로 예·적금 수입, 대출·어음 할인, 외환 거래를 내용으로 하는 계약 체결 또는 중개를 하게 된다.
일본의 경우 비은행 금융기관이 통신·유통업체 등과 결합해 73개의 대리점을 운영중이며 유초은행(우편저축은행)의 경우 3829개 우체국을 대리점으로 활용중이다.
또 오프라인 점포 축소가 불가피한 트렌드가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소비자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사전절차를 보완한다. 은행별로 수행중인 ‘지점폐쇄 영향평가’에 외부 평가위원을 포함하고, 간이버스 등을 개조한 이동점포나 우체국 등 대체창구를 마련한다. 폐쇄점포 고객에 대한 폐쇄 통지 의무기간은 현재 1개월 전에서 3개월 전으로 확대한다.
아울러 보험은 채널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육성방안이 검토된다. 비대면의 경우 상품구조가 간단한 대중적 상품판매 특화채널로 육성한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온라인 플랫폼 제공 사업을 핵심으로 하다가 금융시장에 진출한 업체를 지칭하는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에 대비한 인프라 종합정비에도 나선다.
‘빅테크’와 금융회사 간 공정한 경쟁 기반 구축을 위해 카드사와 빅테크 간 영업규제, 건전성 규제 차익 등 규제차익, 형평성 이슈가 발생하는 사례를 조사해 필요시 개선한다. 중장기적으로 소비자 관점에서 ‘동일기능 동일규제’가 실현될 수 있도록 규제체계 재검토에 나선다.
정부는 하반기중 빅테크 협의체를 구성, 빅테크-금융업 공동의 발전방안을 모색한다. 공정경쟁, 시스템 리스크, 소비자 보호 등 주요쟁점을 순차적으로 논의해 종합 대응방안을 마련, 이를 2021년 금융위 업무계획에 반영해 추진할 예정이다.
언택트(Untact), 홈오피스 시대에 맞는 규제체계도 정비한다. 전방위적 언택트 확산 흐름에 맞춰 본인확인, 망분리 규제를 정비하고, 디지털 결제 관련 규제체계 등 인프라를 전면 혁신한다. 올해 3분기 중 ‘금융분야 인증·신원확인 제도 혁신방안’도 발표한다.
금융회사의 일상적 재택근무 확대, 유연한 근무환경 조성 등을 지원하기 위한 망분리 규제 합리화 방안은 올 4분기 중 마련된다.
빅데이터, AI, 클라우드 등 정체된 금융산업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혁신분야에 대한 과감한 지원도 도모한다.
새로운 플레이어 육성 및 데이터 인프라 구축 추진해 마이데이터 사업자, 비금융전문CB(Credit Bureau) 등을 신규 허가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상공인에 원활한 자금공급을 지원하는 플랫폼 매출망금융 사업자 출현을 지원한다.
플랫폼 매출망 금융 사업자란 주로 플랫폼 사업자들이 빅데이터 기반 신용평가, P2P플랫폼 활용 등을 통해 상거래매출채권을 기반으로 한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또 공공·민간에서 생성되는 금융데이터를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금융 빅데이터 인프라(데이터 댐)를 구축·운영한다.
정부는 8월중 데이터 전문기관을 지정하고 9월중 ‘매출망금융 활성화 방안’을 발표, 10월중 마이데이터 정식 허가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또 금융권의 데이터 처리를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신기술 기반 산업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도록 금융분야 AI 활성화를 추진한다.
AI 활용을 저해하는 금융규제를 점검하고 AI의 소비자 차별 등을 방지하기 위해 소비자 보호 제도도 균형있게 마련한다.
이를 위해 ‘금융분야 AI 활성화’ 워킹그룹을 운영(7월~10월)하고 관련 정책연구용역을 발주·운영(7월~11월)해 연내 ‘금융분야 AI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클라우드의 활성화 여건 마련을 위해 재택근무·화상회의 등 관련 금융권 클라우드 이용절차 간소화, 바우처 지급 등 재정 지원을 실시한다. 핀테크 기업이 국내 클라우드 이용시 비용의 75%를 지원하기 위해 올해 예산 34억4000만원이 확보된 상태다.
서민금융 지원강화에도 나서 ‘서민금융법’ 개정 및 ‘소비자신용법’ 제정 등을 통해 저소득·저신용 서민들의 금융이용 및 재기지원을 확대한다.
3년간 서민금융 총 2조7000억원 이상을 추가 공급하고, 출연대상 금융기관에 현재 저축·상호에서 은행·여전·보험사를 추가한다.
채권추심 연락횟수를 1주일 7회로 제한하고, 채무자가 특정한 시간 및 방법을 통한 추심연락 제한을 요청할 권리를 보장하는 등 연체 채무자의 채무부담도 완화한다.
코로나19 등으로 더욱 가속화된 디지털 금융환경 변화에 고령층·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다양한 지원방안도 강구한다.
금융의 디지털화에 소외되기 쉬운 고령층들도 보다 편리하게 디지털 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고령자 전용 모바일 앱, 금융이해력 지도에 따른 교육콘텐츠 개발·제공 등 금융환경을 조성한다.
장애인의 비대면 금융서비스 이용 시 장애로 인해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지원한다.
은행 점포 축소와 관련, 소비자들이 보다 일찍 인지·대비할 수 있도록 사전절차를 보완·강화하고 폐쇄 점포 대신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간이버스 등을 개조한 이동점포, STM(Smart Teller Machine) 활용 무인점포 등 다양한 대체창구를 마련한다.
기업의 사회적책임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책임투자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보공개를 확대한다.
‘지배구조보고서’ 의무공시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오는 2026년 부터 전체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거래소 공시를 의무화한다. 올 하반기 환경·사회정보 공개 가이던스를 마련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자율공시를 촉진하고, 단계적으로 공개범위 확대를 검토한다.
이밖에 ‘서민금융법’ 개정 및 ‘소비자신용법’ 제정 등을 통해 저소득·저신용 서민들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코로나19 위기로 노출된 금융 취약요인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과 제도정비에도 나선다.
여신전문금융업을 영위하는 회사인 여전사의 유동성 리스크 관리 강화 차원에서 여전사가 발행하는 사채인 여전채 등 과도한 시장성 차입을 억제하고 외형확대 방지를 위해 자기자본 확충을 유도한다.
현재 레버리지 규제를 합리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자산 위험도를 기초로 조정자기자본비율이 산정되도록 개편할 예정이다.
또 개별 여전사의 자율적 유동성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유동성 모니터링 지표 확대와 여전업권 전체에 대한 주기적 유동성 평가를 하는 내용의 ‘여전사 유동성 리스크관리 강화 방안’이 올 4분기 발표될 예정이다.
아울러 파생결합증권 발행 증권사에 대한 원화유동성 비율 규제 강화, 증권사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 실시, 유동성 상황 악화시 감독당국에 대한 보고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증권사 유동성비율 규제 강화’ 세부방안이 올 3분기 나온다. 경기둔화 등에 대비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의 건전성 규제 강화도 추진된다.
금융당국은 하반기 중 추가적인 검토·협의를 거쳐 종합적인 추진방안을 2021년 금융위 업무계획에 반영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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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백승원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