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적인 규제 완화와 산업화로 의료용 대마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의료용 대마 생산을 위한 기반 기술 연구가 첫 열매를 맺었다.
농촌진흥청은 의료용 대마 식물체 개발을 위한 육종 기술을 개발해 특허출원하고, 이 기술로 만든 국산 의료용 대마 식물체 2자원을 국내 연구기관에 분양한다고 밝혔다.
대마는 활용 용도에 따라 △줄기를 활용하는 섬유용 △씨앗을 활용하는 종실용 △꽃과 잎에서 추출한 유용 성분(칸나비디올 (CBD))을 의약품, 화장품 등의 원료로 사용하는 의료용으로 구분한다.
국내에서는 현행법상 의료성분의 산업 활용은 불가하며 연구 목적으로만 활용 가능하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의료용 대마의 기술 표준화와 산업화를 위한 자원이 없어 북아메리카나 유럽에서 도입한 자원을 연구에 활용해 왔다.
농촌진흥청은 2020년부터 국산 의료용 대마 품종 개발을 목표로 연구 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올해 3월 대마 육종에 필요한 기술 특허 2건을 출원하고 이 기술을 활용해 의료용 대마 자원을 육성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육종 효율을 높이기 위해 △암그루에서 수꽃이 피도록 유도해 자가 수정하는 인공교배 기술 △암꽃이 피기 전 어린잎(미전개엽)을 조기 분석해 우수 자원을 선발하는 기술 △실내 재배에 알맞은 자원을 선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이 기술로 의료성분인 칸나비디올(CBD)을 9% 이상 함유한 ‘칸나비디올 고 함유 대마(IT 342820)’와 중독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이 0.3% 미만으로 적은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 저 함유 대마(IT 342821)’ 총 2자원을 육성했다.
칸나비디올(CBD)은 대마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은 기능성분으로 소아뇌전증 치료제인 에피디올렉스(Epidiolex)의 주성분이며, 해외에서는 염증이나 우울증·불면증 완화 효과가 알려져 식품 등에 이용하고 있다. 반면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은 진통·진정 효과가 있으나 도취성분으로 중독성이 있어 대마 산업화의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자원은 섬유용 대마 ‘청삼’과 달리 줄기가 짧고 가지가 많은 특성(단간·다분지형)이 있어 시설 안에서 여러 단으로 재배할 수 있다. 디지털 농업기술을 활용한다면 연간 3~4회 이상(보통 노지에서는 1회)도 생산이 가능하다.
농촌진흥청은 이들 의료용 대마를 농업유전자원센터에 기탁해 생명자원 등록을 마쳤으며, 대마의 재배, 분석, 생리활성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국내 연구기관에 분양할 계획이다.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헴프규제자유특구 사업추진단 최정두 단장은 “이번 연구로 대마 자원의 국산화를 통한 종자 주권 확보가 기대된다.”라며 “농촌진흥청에서 육성한 계통을 분양받아 해외 품종과 비교·검증하는 등 지속적인 연구, 협력을 통해 대마 산업 활성화에 이바지하겠다.”라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약용작물과 윤영호 과장은 “학술연구 허가를 받은 국내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육성 계통을 보급함으로써 의료용 대마 연구의 기술 표준화에 기여하겠다.”라며, “의료용 대마 연구는 단기적으로는 규제를 고려해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장기적으로는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세워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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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이병식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