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이 추석으로 조업일수가 2일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역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5년 만에 최고의 월 수출액을 기록했다.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의 선전과 중소기업의 호실적에 힘입어 불과 2개월 만에 최고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지난달 수출입 동향을 보면 수출은 558억3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16.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516억2000만달러로 31.0% 늘었고, 무역수지는 42억달러로 17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지난 3월부터 7개월 연속으로 수출 증가율 두 자릿수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 7월 역대 1위 수출액을 기록한 이후 2개월 만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27.9% 늘어난 26억6000만 달러로 역대 1위를 경신하며, 총수출액과 일평균 수출액 모두 1위를 기록하는 등 수출 역사를 새롭게 썼다.
품목별로는 반도체·석유화학·철강 등 중간재와 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컴퓨터 등 IT 품목이 모두 두 자리 증가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특히 반도체는 15개월 연속 증가한 가운데 올해 들어 최고의 수출 실적(120억달러)이자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월 수출액을 나타냈다.
서버용(신규 CPU출시 및 설치), 모바일용(신규 스마트폰 출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연간 수출액 1000억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
반도체 외에도 세계교역 회복과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라 중간재품목들인 석유화학(+52%)·석유제품(+79%)·철강(+42%)의 수출 호조세도 두드러졌다. 세 품목은 지난달 50% 내외 높은 증가율을 기록해 최근 7개월 이상 두 자리 증가하며 반도체와 함께 역대급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
무선통신기기(폴더블폰 등 신제품 출시)·디스플레이(스마트폰·노트북용 수요 증가)·컴퓨터(데이터센터·서버 확충) 등 IT 품목도 신규 스마트폰 출시와 비대면 경제활성화 등으로 모두 두 자리 증가했고, 전기차(+46%)·시스템반도체(+32%) 등 유망 신산업도 역대 9월 수출액 1위를 달성했다.
한편, 자동차·차부품·선박은 추석연휴 주간 전체 휴무와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 등으로 소폭 감소했다. 이 밖에 바이오헬스·이차전지·가전·섬유도 조업일수 부족으로 5% 내외 소폭 줄었다. 이들 품목들의 감소 주요인은 적은 조업일수여서 선박을 제외한 14개 품목 모두 일평균 수출액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중소·중견기업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중소·중견기업 비중이 높은 농수산식품·화장품·생활용품·플라스틱 등의 유망 소비재 품목도 역대 9월 수출액 중 1~2위의 실적을 거뒀다.
지난 8월까지 중소기업의 수출 누계액은 756억5000만 달러로 역대 1위를 차지하며 최근 수출 호조세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지역별로는 신남방 수출(아세안+인도)이 모든 달과 비교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미국·EU 수출도 역대 9월 1위를 차지했다.
신남방 지역의 경우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수출 감소 우려가 있었지만 아세안, 인도 수출이 각각 역대 9월 중 1위를 기록했다. 아세안은 디스플레이 31%, 바이오헬스 123% 늘었고, 인도는 일반기계 41%, 무선통신 247% 증가했다.
미국과 EU로의 수출은 각각 10개월, 3개월 연속으로 해당 월의 수출액 1위를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석유화학 100%, 석유제품 126% 늘고, EU는 자동차 23%, 석유제품 544% 증가했다.
중국은 9월에 중추절이 포함돼 있었음에도 수출액은 역대 9월 중 2위, 수출 증가율은 두 자리수(+17.3%)를 기록하는 등 선전했다.
최근 역대급 실적이 이어진 결과 3분기의 수출액은 과거의 모든 분기 실적을 넘어서는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상반기 수출액이 역대 1위를 기록한 후 하반기부터는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 있었으나, 오히려 3분기 수출이 1, 2분기 실적을 넘어섰다.
지난달까지 누적 수출액은 4677억 달러로 역대 1위였고, 남은 4분기에 448억 달러 이상을 수출하게 되면 3년 만에 연간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서게 된다. 4분기에 1372억 달러 이상을 수출하게 되면 연간 수출액 최고치를 경신하게 된다. 현재 연간 수출액 1위는 2018년 6049억 달러이다.
문승욱 산업통상부 장관은 “9월 수출은 추석으로 조업일수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무역통계를 작성한 1956년 이래 최고의 수출액을 기록했고, 아울러 일평균 수출액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수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로 썼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의 좋은 성적은 반도체, 자동차, 석유제품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들의 역할이 있었지만,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중소·중견 기업의 노력도 큰 몫을 담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이 바이러스 확산, 물류애로, 부품공급 차질, 원자재 가격상승 등의 위협요인은 계속되고 있는 만큼, 현재의 좋은 수출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수출 기업들을 위한 모든 지원대책들을 아끼지 않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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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김영명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