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올해 4번의 결손처분 심의를 통해 재산이 없어 세금징수가 불가능한 1,534명의 체납세금 468억 원을 결손 처리했다고 24일 밝혔다.
일선 시·군이 결손처리를 하는 사례는 많지만, 광역자치단체가 직접 체납자를 파악하고 심의위원회까지 열어 결손처분을 통해 생계형 체납자들의 회생을 지원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경기도가 처음이다.
이번 조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이 지사는 지난 2월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세금을 진짜 못 내는 사람들을 찾아내 결손처분하고 이를 근거로 복지팀을 투입해서 지원해야 한다. 체납자들이 체납에 대한 압박감에서 벗어나 사회 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결손처분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
주요 사례를 보면 의왕시에 주소지를 둔 48세 ㄱ씨는 사업부도 후 도박중독에 빠져 가정을 잃고, 일용직으로 월 100만원을 겨우 벌어 3인가구를 부양하고 있었다. 이후 도박 상담센터를 다니며 정상적인 삶을 위해 노력했지만, 하루하루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였다.
실태조사 결과 도는 ㄱ씨의 세금 납부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체납액 2천만원을 결손 처분한 후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복지부서에 연계했고 ㄱ씨는 긴급생계비를 지원받을 수 있있다.
부천시에 주소지를 둔 61세 ㄴ씨는 사업부도 후 신용 10등급으로 파산선고를 받고, 현재는 청소부를 하며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 게다가 배우자는 건강까지 악화돼 병상에 있는 상태였다. 도는 실태조사 후 납부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체납액 1천만원을 결손 처분했다.
이천시에 거주하는 80세 ㄷ씨는 고령으로 별도의 경제활동이 없었지만, 본인 명의로 소재를 알 수 없는 차량(96년식)이 등록돼 있어 자동차세 600만원이 체납돼 있었다. 도는 실태 조사 후 해당 차량이 사라진 것으로 판정하고 압류 해제 후 체납액 600만원을 결손 처분했다.
도는 체납액 징수가 어려운 체납자에 대해 우선 결손 처분하되, 연 2회 이상 재산조회 등 사후 관리를 통해 재산이 발견될 경우 결손을 취소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도가 적극적으로 결손 처분을 하면 감사에 대한 부담으로 그동안 결손 처리에 소극적이었던 일선 시·군도 적극적으로 행정 처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결손처리를 하지 않으면서 발생하는 독촉장 발급 비용, 중복 점검 등 행정비용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원삼 경기도 조세정의과장은 “이번 조치는 체납자들의 경제적 재기 지원을 통해 서민생활 안정에 기여하고, 체납처분이 계속되면서 발생하는 행정력 낭비와 그에 수반되는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며 “지방세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체납처분과 함께 집중 조사·고발까지 병행해 억강부약의 조세정의 실현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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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백승원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