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MBC는 현직 검사와 한 언론사 기자가 여당의 주요 인사를 상대로 암중 유착했다는 최초 보도에 대해 세 번째 후속 보도에서 보다 충격적인 녹취록 내용을 공개했다. 녹취록 속엔 "유시민을 한 번 쳤으면 좋겠다. 유시민 치면 검찰에서도 좋아할 것"이란 해당 언론사 기자의 생생한 목소리가 등장했다.

MBC는 지난 3월 말 메인뉴스를 통해 한 현직 검사와 언론사 기자의 유착에 대한 의혹을 처음으로 보도했다. 금융사기죄로 수감 중인 바이오기업 신라젠의 대주주 이 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가 제보한 내용을 토대로 취재한 내용이었다.

보도 내용은 여권 주요 인사인 유시민을 상대로 한 검사와 모 언론사 기자가 일종의 암중 모의를 시행했다는 의혹으로, 전국적으로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어 지난 2일 세 번째 보도에서 해당 사건을 처음부터 취재했던 MBC 인권사회 팀 장인수 기자가 배석해 추가 증거자료와 함께 취재 내용을 직접 밝혔다.

앵커 앞에 앉은 장 기자는 직접 취재한 자료 중 공개되지 않은 녹취록이라며, "이철이나 냅다 조저버리자. 이철 대표 조질 수 있는 거야 얼마든지 있을 것 아니겠습니까. 못 만들겠어요?"라는 충격적인 대화내용까지 내놓았다.

MBC에 따르면 녹취 속 내용은 당시 신라젠 대주주였던 이철 전 대표가 비공개 정보를 이용하여 주식을 매각했다는 의혹으로 수사 대상에 올라 있던 상황에서, 그런 이 전 대표를 압박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한 비리 제보를 받아내자는 의도의 대화였다.

MBC가 취재한 사건을 보면, 우선 해당 녹취록 속의 채널A기자가 지난 2월 17일부터 수감 중인 이 전 대표측에 총 4번에 걸쳐 서신을 보내, "신라젠 관련하여 검찰의 수사는 과도하게 이뤄질 것이며, 가족의 재산까지 먼지하나까지 탈탈 털어서 모두 빼앗을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이후 이 전 대표 측과 채널A 양측의 첫 통화가 지난 2월 24일 이뤄졌다.  이때 이 전 대표 측은 "검찰과의 교감이 있느냐"라는 질문을 꺼냈고, 이에 채널A의 해당 기자는 "교감을 가지라면 가질 수 있고 안 가지라 하면 안 가질 수 있다" 며 원하시는 대로 할 수 있다고 답했다.

녹취록 속 기자는 직접 만나서 얘기하자고 제안을 꺼낸다. 다음 날 채널A측과 이 전 대표측이 직접 만남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채널A기자는 이 전 대표의 가족인 와이프와 자녀를 거론하면서 검찰에 딜을 칠 수 있다는 믿기 힘든 말까지 꺼낸 것으로 녹취록은 담고 있다.

그리곤 제보를 하면 검찰에 얘기해서 선처를 받을 수 있다고 말을 꺼낸다. 징역 14년에서 더 안 좋게 될 일만 남았다는 발언까지 던진 채널A 기자는 이 전 대표 측에 가족에 대한 수사 막아줄 수 있다는 회유와 함께 유시민에 대한 비위를 제보해라고 압박하는 믿기 힘든 대화 내용이 담겨 있다.

MBC는 검찰과 딜을 칠 수 있다는 것과 그냥 있으면 가족이 다칠 수 있다는 말까지 채널A측에서 먼저 꺼낸 사실이 녹음 속 대화에 그대로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 날 MBC가 밝힌 녹취록엔 "개인적으로 한 번 쳤으면 좋겠다, 유시민 치면 검찰에서도 좋아할 것"이라는 해당 기자의 음성도 담겨 있었다. 그 대화 이후 "유시민을 1번으로 쳤으면 좋겠고....."라는 말이 이어져 그 외 2번 3번 더 치고 싶은 인물이 있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는 언론 분석까지 나오고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사건 속 채널A 기자는 윤석렬 측근과의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고 MBC측은 지적했다.

이러한 MBC 보도에 대해 사건 속 검사로 지목되고 있는 H검사장은 해당 기자가 자신을 이용해 미안하다고 했다는 말을 했다며, 해당 사건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채널A측은 자체 진상조사위를 구성해 내부적으로 철저히 조사하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MBC는 "검찰에서 해당 검사의 휴대전화를 조사하여 그러한 통화가 있었는지 유무를 확인하면 밝혀질 사안"이라며, "지극히 간단한 해법을 검찰이 행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MBC 장 기자는 "채널A 측에서 해당 기자가 특정 검사와 나눈 대화의 녹취파일을 공개하면 그만인 일" 이라며 채널A에 대한 비판을 더했다. 그러면서 "채널A가 의혹의 중심이라며 해당 기자로부터 해당 휴대폰을 제출받아 해당 녹취록을 확인하면 1~2시간 내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이라 추가했다.

한편 대검찰청은 사실관계파악 후 언론보도와는 다르다는 보고서를 법무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에서도 조심스러하면서도 앞으로 사실관계가 어떻게 밝혀지는지 예의주시하겠다며 입장을 밝힌 상태다.

유시민 당사자는 검찰이 기자를 활용한 것이든 기자가 검찰을 빙자한 것이든 어떤 경우든 '괴물의 모습'이라 강하게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