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폐막...'샤름엘셰이크 이행계획' 채택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개발도상국의 ’손실과 피해’ 대응을 위한 기금 설립이 결정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COP27은 당초 폐막일을 이틀 넘긴 지난 20일 최종합의문인 ‘샤름엘셰이크 이행계획(Sharm El-Sheikh Implementation Plan)’을 채택하고 폐막했다.
이번 총회에는 198개 당사국과 산업계, 시민단체 등에서 3만여 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관계부처 공무원과 전문가로 구성된 정부대표단이 참석했다.
이번 총회는 극한 가뭄 등 지구온난화로 심각한 피해를 받고 있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개최했던 만큼 ‘적응’, ‘손실과 피해’ 등의 의제가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최대 쟁점으로 논의됐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과 피해’ 대응을 위한 재원 마련 문제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채택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당사국총회 정식의제로 채택됐으며 당사국총회 기간 내내 치열한 협상을 거쳐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를 위한 기금(fund)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또 ‘감축 작업프로그램’ 운영, 전지구적 적응 목표 달성을 위한 프레임워크 설치 등도 합의해 당초 ‘글래스고 기후합의’(COP26)에서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정 부분 진전된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선진국 및 군소도서국 협상그룹(AOSIS) 등이 2025년 이전까지 전 세계 배출량 정점 달성 촉구, 글래스고 기후합의의 석탄발전 단계적 축소, 화석연료 보조금 단계적 철폐보다 진전된 감축 노력 등을 요구했으나 반영되지 못했다.
아울러 파리협정의 목적 달성 경로를 논의하기 위한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 작업프로그램’을 설립하기로 결정하고 제28차 총회부터 해마다 ‘정의로운 전환에 관한 고위 장관급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총회 계기 정상회의가 개최돼 112개 국가에서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각국의 정상급 인사들은 국가 발언을 통해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자국의 이행 노력을 설명하고 지구온도 1.5℃ 상승 억제를 위해 제26차 당사국총회(COP26)보다 진전된 행동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감축 작업 프로그램 운영과 관련해서는 추가적인 감축 부담을 우려해 일시적 운영(1년)을 주장하는 개도국과 감축의욕 상향을 위해 2030년까지 운영해야 한다는 선진국의 입장이 대립했으나 타협안으로 ‘감축 작업프로그램’을 내년부터 착수해 2026년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별도 대화체(dialogue)를 구성해 부문 및 주제별 감축 방안, 기술, 정의로운 전환 등에 의견을 공유하기로 했다. 해당 대화체에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폭넓은 논의를 위해 민간(산업계, NGO 등)의 참여도 가능하도록 했다.
또 개도국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한 ‘손실과 피해’ 대응을 전담하는 재정기구(financial facility)를 신설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선진국들은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소요되는 새로운 기구 창설보다는 인도적 지원(humanitarian assistance) 등 손실과 피해 관련 재원의 확대와 녹색기후기금(GCF) 등 이미 존재하는 기구의 기능 강화를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개도국의 의견을 반영해 손실과 피해 복구를 위한 기금을 설립하고 새로운 종합적인 관점에서 기존의 손실과 피해 재원 지원 체계를 보완하기로 했다.
다만 기금과 지원체계의 상세 운영방안에 대해서는 선진국-개도국 인사들로 구성된 준비위원회(transitional committee)를 설립해 기금의 제도적 장치 마련, 기존 재원 확장 방안 등에 대한 논의를 내년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그동안 적응 관련 논의를 주도해왔던 적응위원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도국의 요청으로 전지구적 적응 목표 달성을 위한 프레임워크를 설립하기로 했다. 다만 그 성격과 목적, 세부 운영 방식 등은 ‘글래스고-샤름엘셰이크 작업프로그램(GlaSS)’을 통해 구체화하고 제28차 당사국총회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총회에서는 유엔기후변화협약 하에서 개도국으로 기술 지원 활성화를 위해 설립한 정책기구인 기술집행위원회(TEC)와 이행기구인 기후기술 센터네트워크(CTCN)의 공동업무계획을 확정했다.
개도국 기후기술 지원을 위한 8대 주요 분야로 디지털화, 물-에너지-식량 시스템, 에너지 시스템, 건물 및 인프라, 기술로드맵, 국가혁신시스템, 기술 수요평가, 비지니스와 산업이 선정돼 현행보다 명확한 분류체계 하에서 효과적인 국가 간 기후기술 협력이 가능해졌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총회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악(UNFCCC) 사무국 및 관련기구 직위(132석)에 대한 선거가 시행됐으며 우리나라는 ▲적응기금이사회(AFB) 이사(기재부 녹색기후기획과장) 재임 ▲재정상설위원회(SCF) 위원(기재부 녹색기후기획과장) 진출이 확정됐다.
또 우리 대표단은 이번 총회 개최 이전부터 주요 의제인 감축, 파리협정 6조 등에 대해 국가제안서를 마련, 우리 입장을 적극 개진했다.
이와 함께 투명성체계(Transparency Framework) 의제 공동주재자를 역임하고 신기술을 활용한 원자력, 그린 수소 등 새로운 청정에너지의 국제적 확대를 위해 에너지 믹스에서 청정에너지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안을 결과문서에 반영하는 등 협상 진전에 기여했다.
한편, 내년 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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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 김영남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