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장관에 대한 검찰수사에 청와대 인물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면서 청와대와 검찰의 충돌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23일 오전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불구속 기소했다. 윤석열 총장의 지시로 이뤄진 이번 기소에서 최 비서관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아들의 인턴 증명서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 비서관이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로 있던 지난 2017년 10월 조 전 장관 아들 조모(24)씨의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해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 비서관이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의 부탁을 받았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조씨는 이 인턴활동 확인서를 고려대·연세대 대학원 입시에 제출해 모두 합격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말 조 전 장관을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최 비서관의 인턴활동 확인서 발급 경위를 기재한 바 있다. 또한 검찰은 최 비서관에게 지난달부터 세 차례 소환 통보를 했으나 최 비서관이 서면 진술서만을 보내고 출석 요구에는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14일 새로 부임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검찰총장 승인 보고와 함께 최 비서관을 기소하겠다는 계획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지검장이 기소 여부에 답하지 않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이 지검장을 직접 만나 최 비서관 기소를 지시했다.

청와대는 즉각 반박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검찰이 최 비서관에게 피의자로서 소환 통보를 한 적 없고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비판했고, 당사자인 최 비서관도 "조 전 장관 아들이 실제로 인턴활동을 했고, 검찰이 아무 근거 없이 혐의를 만들어 냈다"며 검찰 주장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청와대는 한 발 더 나아가 윤석열 총장과 관련 수사진에 대해 고발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주희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변호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검찰의 기소가 검찰권을 남용한 기소 쿠데타라 강하게 비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검찰의 기소가 검찰 인사에 대한 보복적 기소라는 게 청와대 입장이다.

법무부 또한 윤 총장과 검찰에 대해 날선 공격을 감추지 않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설명자료를 내고 이번 기소가 적법절차를 위반한 날치기 기소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최 비서관에 대한 검찰의 전격 기소에 대해 감찰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지검장 승인 없이 최 비서관을 기소한 건 검찰청법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반부패부장이 새로 부임한 이 지검장의 추가 소환조사 지시가 있었음에도 이를 어기고 검찰 인사발표 30분을 앞두고 지검장의 결재와 승인 없이 기소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무부는 “적법절차 위반 소지가 있는 업무방해 사건 기소경위에 대해 감찰의 필요성을 확인하였고, 이에 따라 감찰의 시기, 주체, 방식 등에 대하여 신중하게 검토 중에 있다”고 했다.

경우에 따라 3차장과 분부패부장은 물론 기소를 최종 지시한 윤석열 총장도 감찰 대상이 될 수 있다.

대검 역시 강력 반발했다. 대검 관계자는 "검찰청법에는 검찰총장이 사건 처리의 최종 결정권자로 돼 있다"면서 "이 지검장이 누구의 지시를 받고 최 비서관 기소를 미뤄왔는지, 누가 수사 방해를 했는지 특검(特檢)을 통해 규명하자"고 맞받아 쳤다.

윤 총장이 세 차례에 걸쳐 이 지검장에게 최 비서관 기소를 지시했고 수사팀에도 같은 지시를 전달했는데, 오히려 이를 이행하지 않은 이 지검장이 항명(抗命)한 것이라는 게 검찰 관계자의 주장이다.

청와대의 강경 대응 발표와 함께 추미애 장관이 감찰까지 거론하면서 수사 팀 징계는 물론 사실상 윤석열 총장을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나선 상황에서 윤 총장의 이후 입장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