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의 사활이 걸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27일 0시를 기점으로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부의된 법안은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처리할 수 있는 만큼,  지난 4월 30일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야 4당 공조 하에 정개특위에서 지정된 패스트트랙 법안들이 211일 만에 본회의 절차를 눈앞에 두게 됐다.

이에 또 다시 거친 정국 충돌이 재점화 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민주당은 선거법과 연동된 여야는 검찰개혁법안이 부의되는 다음달 3일까지 최대한 합의안 도출을 시도할 계획이지만 양 당간 이견 차가 너무 커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당인 민주당은 서거법과 연동된 검찰개혁법안이 본회의로 넘어오면 이들 패스트트랙 법안을 정기국회 종료일인 12월 10일 전에 처리한다는 것이 1차 목표다. 내년 총선을 대비해 예비후보자 등록 시작일인 12월 17일 전에는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입장은 이번에도 강력하게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소미아 사태 등으로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소미아 연장 결정 후 패스트트랙 저지를 내걸며 7일째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 역시 패스트트랙 지정의 불법적인 과정과 공수처 설치 및 연비제 도입 등에 결사 반대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일단 검찰개혁 법안의 본회의 부의 시점인 내달 3일 전까지는 한국당을 포함한 여야 합의안 도출을 위해 집중적인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자동 부의날인 27일에 여야 3당의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27일 만나 합의 처리 방안 등을 논의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3시30분 국회에서 회동해 선거제 개혁안과 검찰개혁안 등 패스트트랙 법안과 예산안, 민생법안 처리 방안을 주제로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다른 한편으로 민주당은 한국당과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국회법에 따라 표결 처리를 진행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평화당과 대안신당은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공조를 위한 '4+1' 협의체를 이날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아래 의결정족수 확보 작업에도 들어갔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전 원내대표인 홍영표 의원과 바른미래당 전 원내대표인 김관영 의원,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평화당 조배숙 원내대표, 대안신당 유성엽 창당준비위원장 등이 만나 '4+1' 협의체 첫 회의를 열기로 했다. 공수처법은 현재 의결정족수가 확보됐다는 판단이지만, 이보다 먼저 표결될 선거법에는 군소 야당 간에도 이해관계가 달라 조정이 필요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황교안 대표의 단식투쟁을 새로운 구심점으로 하여 결사반대를 고수하고 있는 한국당에서는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와 함께 의원직 총사퇴 등도 계속 거론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원직 총사퇴부터 필리버스터에 이르기까지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겠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당 일각에서도 협상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공수처법 양보'를 지렛대로 선거법 협상에서 실리를 챙겨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다.  당대표의 결사 반대의 단식투쟁 속에서도 여야간 협상 테이블을 만들어 참여하고 있는 것도 이런 내부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이런 가운데 패스트트랙 상정의 결정적 지휘봉을 쥐고 있는 문희상 국회의장은 "사법개혁 법안이 본회의에 부의된 이후에는 신속하게 처리할 생각"이라며, 검찰개혁 법안이 부의되는 12월 3일 시점이 지나면 패스트트랙 법안 전체를 일괄 상정하겠다는 결단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