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인 인권보호 강화 - 인권침해·비리 즉시 신고 의무


체육인에게는 체육계 인권침해·비리 즉시 신고 의무가 부과되고 신고자·피해자 보호 조치는 강화된다.

또한 스포츠윤리센터의 직권조사 권한을 명시, 조사 방해·거부 시 징계 요구 등 조사권이 강화되며 인권침해 감시를 상시적으로 확대하고 체육지도자 등에 대한 인권교육도 강화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6일 철인3종 인권침해 사건을 계기로 스포츠 인권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2차 개정된 ‘국민체육진흥법’(일명 최숙현법) 및 같은 법 시행령, 시행규칙이 19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개정 법령 주요 내용은 법의 목적에서 ‘국위선양’ 삭제, 불공정·인권침해를 유발하는 제도 개선, 지난해 8월 5일 설립된 스포츠윤리센터의 기능 강화 및 체육계 인권침해·비리 근절을 위해 신고, 조사, 신고자·피해자 보호 등 처리 과정 전반을 개선했다.

◆ 체육인, 인권침해·비리 즉시 신고 의무화

특히 선수, 체육지도자, 체육단체 임직원 및 체육시설 종사자 등 관련자는 체육계 인권침해·비리를 알게 된 경우나 의심이 있을 경우 스포츠윤리센터 또는 수사기관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이때 누구든지 신고자에 대한 정보를 공개·보도·누설해서는 안 되며 신고의 방해, 취소 강요 및 신고자에 대한 각종 불이익조치도 금지된다.

이를 위반하면 문체부 장관은 스포츠윤리센터의 요청에 따라 해당 기관·단체에 시정조치 또는 책임자의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신고자·피해자(이하 피해자 등)에 대한 보호도 강화된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선수에 대한 체육지도자 등의 (성)폭력에 대한 신고를 받은 경우 곧바로 피해자 등에 대한 긴급보호 등 보호조치를 해야 한다.

인권침해가 계속되는 경우에는 피해자 등을 보호하기 위해 인권침해가 발생한 기관·단체에 피신고인과의 물리적 분리 또는 접촉 금지, 피신고인의 업무 배제 등의 조치를 하도록 권고할 수 있다.

아울러 스포츠윤리센터 및 지방자치단체가 피해자 등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임시보호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 스포츠윤리센터 조사권 강화

스포츠윤리센터가 체육계의 간섭을 배제하고 피신고인·단체를 조사할 수 있도록 조사 권한이 강화된다.

먼저 조사 대상(신고자, 피해자, 피신고자, 관계자·기관) 및 방법(출석 요구 및 진술 청취, 자료 제출 요구, 현장조사 또는 감정)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피조사인이 성실히 조사에 임하도록 의무를 부과했다.

필요한 경우 스포츠윤리센터가 직권 조사를 개시하거나 수사기관에 협조를 요청할 수 있는 명시적 근거도 마련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스포츠윤리센터의 인력을 현재 26명에서 40명까지 확충하고, 지역사무소 3곳을 설치할 예정이다. 관련 기관·단체에 파견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도 신설했다.

지난해 8월 5일부터 지난 9일까지 스포츠윤리센터의 실적을 보면 상담 364건, 신고 119건, 처리 23건이다.

또한 피조사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를 방해·거부·기피하거나 거짓으로 자료를 제출할 경우 문체부 장관이 스포츠윤리센터의 요청에 따라 해당 기관·단체에 시정조치 또는 책임자의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사건을 접수한 날로부터 30일 내에 조사에 착수하고 90일 내에 사건을 처리하되 1회에 한해 30일의 범위 내에서 처리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신속한 사건 해결을 도모한다.

한편 스포츠 특별사법경찰 제도를 신설해 체육계 인권침해·비리에 대한 수사권을 부여하는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스포츠 특별사법경찰이 도입될 경우 주로 폐쇄적 환경에서 발생하는 체육계 인권침해·비리를 전문성을 기반으로 강제 수사해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진실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가해자 제재 및 체육계 복귀 제한 강화

체육지도자가 선수에게 (성)폭력을 가하거나 부정·비위를 저지른 경우 기존 최대 1년까지였던 제재 범위를 5년까지 확대해 체육지도자 자격을 정지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지난해 8월 5일부터 시행된 1차 개정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성)폭력 범죄를 범한 체육지도자는 10~20년간 자격 취득이 제한된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징계정보 시스템을 구축해 선수, 체육지도자 및 체육단체 임직원 등의 징계정보를 통합 관리하고 채용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다.

올해 6월 9일부터 시행되는 3차 개정 ‘국민체육진흥법’에서는 체육지도자에 대한 자격 정지·취소 등을 심의하는 자격운영위원회를 문체부에 설치해 신속한 처분이 이뤄지도록 했다.

체육단체 등은 체육지도자 채용 시 징계이력 증명서를 반드시 확인하도록 함으로써 비위 체육지도자의 재취업을 제한하고 비위 체육지도자 및 체육단체 임직원 등의 명단을 공표하도록 했다.

◆ 상시적 인권침해 감시 확대…체육지도자 등 인권교육 강화

스포츠윤리센터에서는 체육 현장에서 인권침해 여부를 감시하는 인권감시관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매년 체육계 인권침해 실태조사를 실시하도록 했다.

훈련시설 내 훈련장, 지도자실, 복도·출입문, 식당 등에 인권침해를 예방하기 위한 영상정보처리기기(CCTV)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체육지도자가 아닌 선수관리담당자도 체육단체에 등록하도록 의무화해 비공식 인력에 의한 인권침해를 방지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8월 5일에 시행된 1차 개정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체육지도자 연수과정에 (성)폭력 예방교육을 반드시 포함해야 하고 선수, 체육지도자, 체육단체 임직원 등은 매년 1시간 이상 인권교육을 받도록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스포츠윤리센터에서는 올해부터 인권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플랫폼 구축과 콘텐츠 개발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오는 6월 9일부터는 3차 개정된 ‘국민체육진흥법’이 시행됨에 따라 체육지도자는 2년마다 인권교육을 포함하는 재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 체육계 표준계약서 도입

실업팀과 프로스포츠 선수를 위한 표준계약서가 개발·보급된다.

실업팀의 경우에는 표준계약서의 필수 기재사항(당사자의 권리·의무 관련 사항, 분쟁해결 등)을 반드시 포함해 계약을 체결해야 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실업팀의 표준계약서 활용, ‘근로기준법’ 준수 여부 등을 문체부에 보고해야 한다.

문체부는 실업팀 운영 기관·단체에 불공정한 부분의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프로스포츠의 경우에는 내달 23일 시행되는 ‘스포츠산업진흥법’에 따라 문체부가 표준계약서를 제정해 프로스포츠단에 사용을 권장할 수 있다.

올해 6월 9일부터 3차 개정된 ‘국민체육진흥법’이 시행됨에 따라 실업팀은 합숙소 운영 시 인권을 보장해야 하고 인권보호에 대한 내용을 포함한 실업팀 운영규정을 마련해 지자체에 보고해야 한다.

◆ 체육계 인권침해 피해자 위한 지속 지원방안 강구

문체부는 이번에 시행되는 제도와 별개로 운동을 계속하려는 의지와 실력이 있으나 팀 해체, 계약 거부 등으로 경력단절 및 은퇴 위기에 처한 선수들에게 전문 조력자(에이전시)를 연계해 훈련 및 대회 참가 등 선수 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학업, 자격취득 등 선수 은퇴를 대비한 교육도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최근 불거진 프로스포츠 선수 학교폭력 사건과 관련해 학교폭력이나 (성)폭력 등 인권침해로 징계를 받은 적이 있는 경우에는 국가대표 선발을 제한한다.

교육부 등 관계 당국과 협의해 학교운동부 징계이력도 통합관리해 향후 선수 활동 과정에 반영하는 등 학교체육 폭력 예방 체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문체부는 16일 교육부 등 관계기관·단체와 함께 점검 회의를 개최한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이번 ‘국민체육진흥법’ 개정 시행은 체육계 인권침해를 근절하기 위한 정부, 스포츠윤리센터, 체육인 등의 권한과 의무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강화한 첫 입법으로서 의미가 매우 크다”며 “제도가 현장에 안착하고 인권침해를 유발하는 체육계의 성적지상주의와 폐쇄적 문화를 개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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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백승원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