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계열 비중 ’10년 12%→’18년 44%→’19년 52%→’20년 55%로 지속적인 확대
지난해 폭스바겐그룹 5년 장기 운송 계약 체결 등 글로벌 화주 대상 적극적 영업 결과
현대글로비스가 지난해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완성차 해상운송 사업에서 비(非)계열 매출 비중을 역대 최대로 늘렸다. 과감한 투자와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통한 실적 달성으로 향후 지속적인 비중 확대가 기대된다.
글로벌 SCM전문기업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자동차 운반선(PCTC, Pure Car and Truck Carrier) 사업에서 현대차·기아를 제외한 비계열 매출 비중이 5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현대글로비스 측은 “코로나19 여파로 완성차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자동차 운반선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줄어들었지만, 비계열 매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은 관련 부문의 질적 성장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현대글로비스 PCTC 사업에서 비계열 매출 비중은 매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6년 40%, 2017년 42%, 2018년 44%에서 2019년 52%로 증가하며 처음으로 비계열 매출 비중이 계열사 매출 비중보다 커졌다.
현대글로비스가 해운 사업에 본격 진출했던 2010년의 비계열 매출 비중인 12%와 비교하면 10년 만에 비계열 비중이 4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전세계 완성차 판매량과 해상 물동량이 2019년도 대비 각각 14%, 20% 감소해 글로벌 완성차 운반선사 실적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현대글로비스는 이 같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공격적인 영업활동, 지속적인 선박 투자를 통한 운송 효율성 증대 등의 강점을 내세워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중장비 제조사 등 주요 화주사를 공략했다.
지난해 폭스바겐그룹이 현대글로비스에 5년 장기 해상 운송 계약을 맡긴 것도 이 같은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계약에 따라 현대글로비스는 향후 5년간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벤틀리 등 폭스바겐그룹 내 전 승용차 브랜드의 유럽발 중국 수출 물량 전체를 단독으로 운송한다. 이는 현대글로비스가 비계열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와 체결한 해운 계약 중 물량 면에서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 외에도 현대글로비스는 벤츠·BMW·GM·테슬라 등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와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거래 관계를 맺고 있다. 동시에 덤프트럭·포크레인 등과 같은 중장비도 운송하며 완성차 해상운송 비계열 매출 비중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글로벌 기업들의 선택을 받은 이유는 선박 및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등 여러 강점을 갖췄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2010년 22척이었던 자동차선 대수는 매년 증가해 지난해 86척(자선 31척, 용선 55척)으로 늘어났다. 이는 2020년 선대규모 기준 전 세계 2위 규모다.
또, 연비 효율성이 높은 저선령(선박의 나이가 적은)의 선박을 운영하는 한편, 세계 최초로 한 번에 7300여 대의 차량을 수송할 수 있는 ‘포스트 파나막스형’ 자동차선을 도입해 운송 원가를 낮추고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화주사에게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경기도 평택과 전라남도 광양에 자동차선 전용부두를 운영하며, 해상 운송과 육상운송을 잇는 일관물류체계를 구축했다. 2019년에는 미국 동부 필라델피아 항에 64만㎡ 크기의 자동차 수출입 야드(Yard)를 개소하는 등 완성차 해상 운송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현대글로비스는 글로벌 현지 선사와의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9년 3월 스웨덴 선사 ‘스테나 레데리(Stena Rederi)’와 합작회사인 ‘스테나 글로비스(Stena GLOVIS SE)’를 유럽에 설립해 해운 실적과 인프라를 활용, 글로벌 완성차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올해는 점차 코로나 여파를 벗어나 글로벌 완성차 판매와 물동량 회복을 예상하는 증권가 분석이 잇따르면서 현대글로비스의 PCTC사업과 비계열 매출 실적도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선 신규 확보 등 지속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 영업을 적극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자동차를 운반하고 난 뒤 빈 선박에 채울 물량(리턴 카고) 확보에도 선제적으로 나선다. 또, 해외 건설현장에서 사용되는 중장비 등을 새롭게 수주해 매출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브레이크 벌크 화물(컨테이너와 같은 용기에 개별 적재가 불가능한 대형 중량 화물) 확보를 위해 세계 최대 컨퍼런스에 참가해 마케팅 활동을 펼친 바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특수화물 운송 영업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올해도 코로나로 물류·해운시장이 녹록치 않지만 적극적인 영업으로 비계열 매출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며 “자동차 운반선 시장의 유일한 한국계 선사로서 글로벌 시장을 이끄는 세계 톱 물류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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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검찰 / 박진균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