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권율이 밀도 있는 캐릭터 소화력과 디테일한 연기력으로 효심과 아내 사이에서 애써 외면하고 싶은 불안함의 징조를 서서히 느끼게 되는 결혼 한 달 차 남편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28일 공개된 카카오TV ‘며느라기(연출 이광영, 극본 이유정, 기획 카카오M, 제작 SBS모비딕•미디어그룹테이크투)’ 2화에서 무구영(권율 분)을 중심으로, 연애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결혼 이후의 가족, 그 다양한 관계 속에서 효심과 아내 사이 불안함의 징조가 시작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결혼 전 추석, 무구영은 민사린(박하선 분)과의 데이트를 앞두고 있었다. 집에 도착한 형 부부와 안부를 나눈 것도 잠시, 민사린과 약속에 가려 하자 형수 정혜린(백은혜 분)이 명절에 시어머니와 며느리만 일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문화에 반기를 들며, 집안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화됐다.
무구영 역시 이와 같은 형수의 발언에 크게 당황한 것은 물론, 이전과 사뭇 다른 형과 어머니, 집안 분위기가 어색하기만 했다. 특히 민사린과의 결혼을 앞두고 있던 터라, 무구영에겐 이러한 상황이 더욱 크게 와닿았던 것. 새로운 가족 구성원, 그로 인해 생기는 새로운 관계. 무구영 역시도 이 모든 상황을 그저 남 일처럼 여길 수만은 없었던 터였다.
민사린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당혹감과 불편한 마음을 뒤로한 채 급히 나와야 했던 무구영은 자신을 기다리는 민사린을 보며 자연스럽게 결혼 후 생활을 떠올렸고, 민사린은 형수와 달리 가족들과 융화되어 잘 지낼 것이라고 기대를 품게 됐다.
그간 어머니와 단둘이 명절을 보내 외로웠던 민사린이 여러 식구가 모여 북적북적한 명절을 보낸다는 무구영의 집안 분위기를 오히려 반색했기 때문. 결혼 후 서로의 집에 한복을 입고 가서 시끌벅적한 시간을 보내자며, 오히려 자신의 가족과의 행복한 명절을 기대하는 민사린을 바라보던 무구영은 낮에 보았던 형수의 모습을 애써 지웠을지도 모른다. 무구영의 속마음이었던 ‘사린이는 착하니까 다를 것’이란 말은 사실 ‘다른 이가 아닌 사린이가 함께하는 한, 우리 가족은 행복할 거다’란 기대이자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혼 후 현실은 조금 달랐다. 어머니 박기동(문희경 분)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저녁 식사하러 가는 길, 무구영은 차가 막혀 약속 시간에 늦을까 봐 초조해하는 민사린에게 “괜찮아. 많이 안 늦었어”라며 여전히 다정한 모습으로 달랬다. 바쁜 회사 생활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의 생일상을 차려주고, 식사 장소까지 예약한 아내에 대한 무구영의 애정은 점차 커져갈 수밖에 없으니까. 가족이 다 같이 모인 식사 자리, 무씨 형제가 자리를 비운 사이 박기동은 출산을 앞둔 정혜린에게 출산과 관련해 참견을 이어갔고, 정혜린은 시어머니의 의견을 단호하게 거절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식사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이 일을 모르는 무구영에게 민사린은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물었고, 무구영은 “나쁜 분은 아닌데, 그냥 형수님 인생 사시는 분이야”라며, 자신이 예전 민사린과 그렸던 미래와 다르지 않게 부모님과 잘 지내는 민사린에게 애정을 표했다. 하지만, 연애 때는 미처 알 수 없었던, 다양한 관계 속에서 이미 균열이 시작되고 있었다. 앞으로 무구영이 연애와는 다른 결혼, 그 현실 세계에 접어들며 효심과 민사린과의 관계 사이에서 어떤 변화와 갈등을 겪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처럼 권율은 며느리뿐만 아니라 초보 남편에게도 어려운 ‘며느라기’에 돌입해 연애 때는 알지 못했던 결혼 이후의 진짜 이야기, 다양한 관계 속에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아들이자 남편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 권율의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완성도를 높인 ‘며느라기’는 첫 화부터 조회 수 115만을 넘기며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권율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편, 권율 주연의 ‘며느라기’는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카카오TV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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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 박수진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