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삼척 고속도 밑에 송전선로 지중화

`무조건 반대' 아닌 고속도로·송전선로 건설 병행 대안 제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부동의 결정 이후 백두대간을 통과하는 수도권 전력 공급용 송전탑 건설 계획(본보 9월19·23일자, 10월1일자 1면 보도)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강원도가 정부에 고속도로 건설과 송전탑 지중화를 연계한 역제안을 하기로 해 주목되고 있다.


강원도는 영월, 정선, 평창, 횡성, 홍천 등 백두대간에 송전탑 440여기(강원도 230여기)를 세우는 동해안~신가평 500㎸ 직류 장거리 송전망(HVDC) 건설계획에 대해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가 이어지면서 대안 마련에 착수, `무조건 반대'가 아닌 정부와 협상에 나선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강원 남부지역 최대 숙원인 동서고속도로 제천~삼척 구간을 조기에 착공하고 고속도로 건설과 송전선로 건설을 병행, 도로 밑으로 지중화 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한국전력공사 등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전원개발촉진법에 따른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인허가 및 각종 행정협의 권한이 모두 정부에 있으며 지자체는 참고 의견만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중화의 경우 사업비가 크게 증가해 정부에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송전탑을 저지할 아무런 수단이 없는 도 입장에서는 논리개발과 대정부 투쟁 등을 통해 `제천~삼척 고속도로 연계 지중화안'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높이 40m, 가로 7m×세로 7m(49㎡) 지주 6개를 세우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도 환경논리로 무산됐음에도 불구하고 높이 75m, 가로 18m×세로 18m(324㎡) 철탑 230개를 지역 산림에 설치하는 사업을 그대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주민들 반발 여론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 도의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주민들이 송전탑 건설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데다 오색케이블카 부동의 결정으로 박탈감까지 큰 상황에서 정부는 강원도가 제시한 대안에 충분한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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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 이효정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